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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 문자→유강남 주루사→한국 모바일 최고. 서튼 감독의 황당한 아침[잠실 코멘트]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경계 경보 위급 재난 문자가 31일 오전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서울시의 문자가 왔고, 20분 뒤엔 행정안전부에서 오발령이라는 문자가 왔다.

문자를 봤다면 깜짝 놀라고 오발령엔 안도와 함께 화가 났을 상황. 외국인 감독은 어땠을까.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잠실 원정 중이라 근처 호텔에서 잠을 청했다. 그런데 모두의 잠을 깨운 문자 알람 소리를 처음엔 듣지 못했다고. 서튼 감독은 "잘때는 핸드폰의 알람을 무음으로 해 놓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호텔에서도 문자 소리가 울려 깰 수밖에 없었다. "그런 알람 소리는 처음 들어봤다"고 말한 서튼 감독은 그제서야 문자를 확인했다고. 서튼 감독은 "한글로 된 문자라서 번역기를 돌렸더니 '서울을 탈출해라'고 나와 있었다"면서 "그래서 세계 3차대전이 시작되는 구나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피하지 않고 그냥 다시 잠을 청했다고. 서튼 감독은 "어차피 전쟁이 나면 어쩔 수가 없어서 그냥 다시 잠들었다"고 쿨하게 답했다.

전날 2회초 유강남이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다가 멈춰서서 1루수에게 태그아웃된 장면과 이날 재난문자 중 어느 것이 더 충격적이었냐는 질문을 하자 잠시 뜸을 들인 서튼 감독은 "유강남의 플레이가 솔직히 더 충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잠시 전날 경기 얘기로 넘어갔다. 서튼 감독은 "어제 패했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 서로 실책도 나왔지만 우리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었다. 그것이 점수차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발 한현희는 6이닝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라고 실책 등 어려움 속에서 6회까지 막은 한현희를 칭찬했다.

서튼 감독은 인터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취재진에게 질문을 던졌다. "모두 새벽에 그 문자를 받았냐"고 물은 서튼 감독은 취재진이 모두 문자를 받았다고 하자 "역시 모바일 테크놀로지는 한국이 넘버 원인 것 같다"고 말하고는 자리를 떴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