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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는 1군급만... 투수 비중이 무려 60%... ERA 1위팀의 이상한 스캠[SC초점]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아무리 봐도 기형적인 선수 구성이다. LG 트윈스가 얼마나 투수에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

LG는 30일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선수 43명으로 구성된 1군 캠프 명단에서 특이한 부분은 투수들이 많이 뽑혔다는 것이다. 43명 중 무려 26명이 투수다. 전체의 60%가 넘는다. 당연히 투수가 많이 포함되지만 50% 내외로 뽑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60%가 넘는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

45명이 가는 SSG 랜더스도 투수는 22명이고, 43명이 떠나는 삼성 라이온즈도 투수가 22명이다. 한화 이글스도 42명 중 22명이 투수이고, 36명으로 구성된 KIA 타이거즈는 절반인 18명이 투수다.

LG는 포수가 4명이고 야수는 13명 뿐이다. 투수가 많기에 포수도 4명을 데려간다. 13명의 야수는 모두가 1군에서 뛰는 주전급이다. 야수는 주전과 백업까지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거의 정해져 있고 그로 인해 정예 멤버만 뽑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투수는 달랐다. 지난 시즌 1군에서 주력으로 던졌던 투수들 외에 많은 후보군이 포함됐다. FA 이적생 유강남과 채은성의 보상선수인 김유영 윤호솔을 포함해 강효종 배재준 백승현 성동현 손주영 유영찬 이지강 조원태 등 선발과 불펜으로 뛸 수 있는 유망주들이 대거 참가한다.

LG는 지난시즌 평균자책점 3.33으로 1위에 올랐다. 특히 불펜은 2.89로 넘사벽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도 LG는 이번에 투수 뎁스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LG 염경엽 감독은 취임한 이후 줄곧 마운드를 강조했다. 국내 선발은 물론 불펜진 강화에 신경썼다.

LG는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의 외국인 원-투 펀치가 확실하지만 국내 선발은 100% 믿음을 주지 못한다. 지난시즌 후반기 에이스로 활약했고 이번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대표팀에도 뽑힌 김윤식이 3선발, 지난해 12승을 거둔 이민호가 4선발을 맡을 예정이지만 이들이 아직은 성장 중이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성적 혹은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5선발도 임찬규와 젊은 투수들의 경쟁으로 뽑아야 한다.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 등이 있는 불펜은 10개구단 최강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 역시 보강이 불가피하다. 특히 시즌 후반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불펜이 약해질 것이 뻔한 상황이라 이에 미리 대비를 해야한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고우석과 정우영은 부상이 있거나 극심한 부진을 겪지 않는다면 당연히(?) 뽑힐 가능성이 높다. 마무리와 셋업맨이 둘 다 빠질 경우 뒷문이 헐거워 질 수밖에 없고, 가장 순위 싸움이 치열한 후반기에 전력 손실은 LG로선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에 염 감독은 초반부터 주축 불펜진이 빠졌을 때를 대비해 불펜을 강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6명의 투수가 캠프에 가지만 이 중 13명 정도만 1군에서 뛸 수 있다. 확실한 주전을 빼면 3∼4명 정도에게 기회가 갈 수 있다. 경쟁의 시작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