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
손흥민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충분히 잘 싸웠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대4로 완패했다. 전반에만 상대에 4골을 내주며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그나마 후반 교체로 들어온 백승호가 만회골을 터뜨려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안면 골절상에도, 마스크 투혼으로 한국의 2번째 원정 16강을 이끈 캡틴 손흥민. 열심히 뛰었지만 그에게도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개인 기량으로도, 팀적으로도 한 차원 다른 축구를 선보인 브라질 선수들 앞에서 손흥민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후반 초반 결정적 슈팅 찬스가 있었는데, 이 슈팅마저도 상대 골키퍼 알리송의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죄송하다. 최선을 다했고, 상대와의 차이를 줄여보려 노력했지만 (잘 안됐다). 선수들이 여기까지 오는 데, 자랑스럽게 싸웠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부상 상황에서 투혼을 발휘한 이번 월드컵에 대해 "내가 아픈 건 괜찮다. 선수들이 고생한 거에 비하면 나는 괜찮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손흥민은 이어 월드컵을 함께 해준 선수들에게 "경기를 뛰는 선수든, 안 뛰는 선수든 모두 열심히 했고 고마웠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조별리그에서 맹활약한 이강인, 브라질전 골을 터뜨린 백승호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손흥민은 "잘해줘서 고맙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펼쳐보일 수 있어 자랑스럽다. 이게 끝이 아니다. 책임감을 갖고,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됐으면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응원해주신 것에,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못 드릴 것 같다. 선수들과 스태프들, 모두 최선을 다해 이 경기를 준비했고, 최선을 다해 뛰었다. 국민들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축구 선수로서,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한 것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지금처럼 많은 응원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