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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로 147억을 번 강타자의 생각지 못한 고백 '야구, 힘들어요' [SC 비하인드]

[잠실=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답답하다. 야구, 힘들다."

KIA 타이거즈의 간판타자 최형우가 모처럼 만에 밝게 웃을 것 같았다. 하지만 웃지 못했다. 그러면서 남긴 말은 "야구 정말 힘들다"였다.

최형우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3회와 6회 똑같은 1사 만루 찬스를 모두 살려냈다. 2루타와 단타로 각각 2타점씩, 총 4타점을 쓸어담았다. 최형우의 활약 속에 KIA는 10대1 대승을 거두며 LG의 7연승 도전을 저지했다.

최형우는 FA 계약으로만 147억원을 받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성적이 추락하기 시작했고, 올시즌도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2할2푼6리에 홈런은 1개도 없었다. 타점도 11개 뿐이었다.

그나마 이날 LG전이 최형우의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최형우는 "말 그대로, 모처럼 만에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앞에 차려진 찬스를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이 통했다. 팀에 도움이 되게 뭐라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날 활약에도 절대 만족할 수 없다는 얘기를 꺼냈다. 최형우는 "사실 지금도 좋아졌다고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문제점이 뭔지 찾고 있는데, 잘 안된다. 답답하다. 야구를 오래한다고 했는데, 그래서 야구가 참 힘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최형우는 3회 2루타를 치고 나간 후, 황대인의 희생플라이 때 3루에서 전력질주를 했다. 그리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보여줬다. 빠른 선수가 아니기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경우가 거의 드물다. 동료들도 더그아웃에서 최형우의 이 슬라이딩을 놀렸다.

최형우는 "슬라이딩 역시 간절해서 했다. 팀에 무언가 불어넣고 싶었다. 우리팀 선수들은 다 잘하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밝혔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