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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눈물의 1차지명 투수→깜짝 은퇴→골프 전향→야구 복귀→타자 전향→주전 발돋움→후보 추락→트레이드 가능성. 파란만장 야구인생 올해 반전 만들까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언젠가 LG 트윈스 에이스가 될 재목이라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유망주 투수. 제대로 던져보지도 못하고 전격 선수 은퇴를 했다가 다시 돌아올때는 글러브 대신 방망이를 들었다. 투수에서 타자로. 새로운 야구인생은 꽃길을 걷는 듯 했지만 이내 부진의 늪에 빠졌다. 1년만에 주전 자리가 사라졌다. LG의 주전 외야수에서 트레이드 대상으로 회자되는 현실이 차갑기만 하다. LG 외야수 이형종(32)에게 반등 실마리가 필요하다.

서울고 3학년이었던 이형종은 2007년 광주일고와의 대통령배 결승전서 9회말 눈물을 흘리며 공을 뿌린 것이 화제가 됐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던졌지만 9대10 역전패로 우승은 광주일고로 향했다.

LG 트윈스에 1차 지명 신인으로 입단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으로 인해 팬들의 관심에서 한동안 사라졌다. 세월이 흘러 2010년에야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하지만 다시 부상으로 좌절을 맛본 이형종은 입단 3년만에 야구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골프 선수로 전향을 한 이형종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친 뒤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투수로서는 본인이 한계를 느꼈고, 이번에는 방망이를 잡았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타자로 변신한 이형종은 점점 자신의 실력을 끌어올렸다. 재능을 넘어 야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고, 기어이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2018년엔 타율 3할1푼6리(138안타)로 첫 3할 타율에 진입하기도 했고, 2020년엔 타율 2할9푼6리에 17홈런으로 장타력이 급상승했다.

기대를 갖고 출발한 2021시즌. 하지만 너무 욕심이 앞섰을까. 예상치 못한 부진에 빠졌다. 시즌 초반에 4번 타자로 출격했지만 한달 동안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이후 부상 등으로 2군에서 재충전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1군 복귀 후엔 본인 자리가 사라졌다. 우타자가 부족한 LG 타선의 특성상 왼손 투수가 나올 때나 선발로 가끔 출전했고, 주로 대타 요원에 만족해야 했다. 다이내믹한 반등은 없었고 결국 시즌 타율 2할1푼8리, 10홈런, 34타점에 그쳤다.

올시즌 LG의 외야 벽은 더 높아졌다. LG가 외부FA 박해민을 영입했다. 드넓은 잠실구장에서 박해민의 수비범위는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넓은 구장을 사용하면 홈런타자가 아닌 박해민의 방망이도 오히려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판단됐다. LG 외야는 딱 틀이 잡혔다. 김현수-박해민-홍창기로 조정됐다. 홍창기는 리그 극강의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장 치열하다는 외야 골든글러브 수상자다. 주전 우익수 채은성은 1루수로 변신했다. 이형종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팬들 사이에서 트레이드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외야에 선수가 많으니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LG는 트레이드는 없다고 못박고 있는 상황이다. 써야될 선수라고 말한다.

이형종의 타자 인생에서 올해는 분명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형종은 장타력을 갖춘 우타자다. LG에 필요한 자원임은 분명하다. 윈나우를 해야하는 LG는 더 이상 선수의 성장을 위해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형종도 이제 베테랑이다. 오로지 본인 실력으로 없는 자리도 만들어야할 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