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인천에서 다시 만난 82년생 동갑내기 두 친구의 맞대결, 연장 접전 끝에 이대호가 먼저 웃었다.
개막전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은 롯데. 유통업계 라이벌 SSG와 대결을 앞두고 최현 감독대행은 이대호를 1루수 겸 3번 타자, 김원형 감독도 추신수를 지명타자 겸 3번 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공교롭게 두 선수 모두 3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초반 추신수가 먼저 치고 나갔다. 1회말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추신수는 한유섬의 안타 때 득점을 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포를 날린 뒤 1루 수비 위치에 있던 친구 이대호가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히 베이스를 돌았다.
반면 이대호는 첫 타석을 우익수 플라이로 마쳤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가빌리오의 3구째 135km 슬라이더를 잘 받아쳤지만, 타구는 유격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팀이 5-4로 뒤지고 있던 7회초 2사 1루 이대호는 안타를 치며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전준우의 적시타가 터지며 승부는 원점.
타석에서는 추신수가 홈런 포함 2안타를 치며 먼저 웃었지만, 연장 10회까지 1루를 지키며 후배들과 함께한 이대호가 마지막 순간 웃었다.
두 선수는 승부를 떠나 1루 베이스에서 만나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82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마흔. 이제는 개인 성적보다 베테랑으로서 팀 분위기를 이끄는 두 선수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첫 타석부터 투수의 몸 쪽 높은 공에 놀랐던 SSG 3번 타자 추신수.
끈질긴 승부 끝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
이대호 '신수야 많이 놀랐나?'
추신수-이대호 '오랜만에 만나 더 반가운 순간'
승부를 떠나 서로를 늘 챙기는 두 사람 '잠시 웃자'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친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솔로포를 쏟아올린 추신수.
반면 이대호는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며 마음만 답답해졌다.
연장 혈투 끝 지시완의 역전타와 마무리 김원중의 2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롯데가 역전승을 거뒀다.
베테랑 이대호는 경기 종료 후 후배들을 한 명씩 챙기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했다.
오늘 홈런 포함 2안타 맹활약 했던 추신수는 역전패가 아쉬워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두 베테랑 이대호와 추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