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약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타격이다. 팀타율 2할4푼8리는 한화 이글스(0.241)에게만 앞서는 전체 9위다. 1위인 KT 위즈(0.279)와 3푼이나 차이가 난다.
LG가 지금까지 1위 싸움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마운드 덕분이다. 평균자책점 3.68로 유일한 3점대의 독보적 1위다.
이렇게 투-타의 밸런스가 크게 차이날 때 라인업을 짜는데 있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공격을 강화하기 위해 수비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기용해야 할지 아니면 장점인 수비를 강화해야할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재 LG의 라인업을 보면 시즌 초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전들이 대부분 선발로 출전한다. 김민성(0.210)이나 정주현(0.221) 등 타격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가 있지만 여전히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다.
LG 류지현 감독의 선택은 장점을 살리는 것이었다. 즉 타격보다는 현재 좋은 마운드를 받쳐주기 위해 수비를 강화하는 것.
류 감독은 "지금 시점에서 우리 팀은 투수진에 의해 경기를 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 다른 카드를 써서 혼란을 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수비가 좋은 선수들을 굳이 바꿔서 수비의 안정감을 흐트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주형이나 이영빈 등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을 쓰지 않는 것도 이 때문. 현재 LG의 상황에선 타격 좋은 선수가 안타 하나를 더 치는 것보다 좋은 수비로 실점을 막는 게 팀이 승리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류 감독은 15일 키움전에서 김민성의 수비를 칭찬했다. LG가 4대2의 역전승을 하는데 5회말 김민성의 수비 하나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 당시 5회말은 LG가 0-2로 뒤지고 있었다. 서건창의 안타와 박동원의 2루타로 1사 2,3루의 위기가 왔다. 추가 실점을 할 경우 경기 흐름이 완전히 키움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 류 감독은 3번 이정후를 고의4구로 걸러 만루작전을 썼다. 그리고 4번 박병호의 3루 라인을 타는 강습 타구를 김민성이 동물적 감각으로 공을 잡아내고서 3루를 직접 밟고 1루로 던져 병살을 성공시켰다.
류 감독은 "김민성이 병살로 연결하지 못했다면 게임이 상대방으로 넘어갔을 것이다. 그러면 불펜 운영도 달라졌을 것이다"라며 "그 수비 하나가 컸다"라고 했다.
또 "정주현의 경우도 타격이 초반보다 떨어져있긴 하지만 내외야에 연결되는 부분이 매끄럽다"며 "지금 시점에서 변화를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