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왼손이 빠지면 다음 왼손이 올라온다.' 김시진 기술위원장이 밝힌 대표팀 비하인드 스토리[SC비하인드]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김시진 기술위원장은 16일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뒤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동했다. 이날 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전의 경기 감독관이었다. 마침 취재진을 만난 김 위원장은 대표팀 발탁의 뒷 얘기를 꺼냈다.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올림픽이지만 선수의 군대 문제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군 문제와 상관없이 최고의 선수로 꾸리겠다는 방침은 예전부터 천명했던 사항이다.

김 위원장은 "나중에 보니 군 미필 선수가 6명 정도 있다고 들었다. 처음부터 실력만으로 뽑는 것이 원칙이었다"라고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군 미필 선수가 14명이나 뽑혔지만 당시에도 병역보다 실력에 우선한 선발이었다.

이번 대표팀 구성에서 눈에 띈 부분은 10명의 투수였다. 현재 각 팀에서 선발로 뛰는 투수가 8명이나 됐고, 불펜 전문 투수는 조상우(키움)와 고우석(LG) 뿐이다. 최원준(두산) 고영표(KT) 한현희(키움) 박세웅(롯데) 원태인(삼성) 김민우(한화) 차우찬(LG) 이의리(KIA) 등 나머지 8명은 모두 선발이다. 전문 중간계투 요원이 없다.

김 위원장은 확실한 에이스급 선발 투수가 없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구창모나 박종훈 같은 6이닝 이상도 던져줄 수 있는 확실한 선발이 없지 않나"라는 김 위원장은 "사람들이 1+1이라고 하는 것도 생각을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올림픽이니 만큼 선발이 무너질 때를 대비해야 하고 그럴 때 인원이 적은 엔트리 구성상 한계 투구수가 30개 내외인 전문 중간 계투보다는 투구수를 많이 가져갈 수 있는 선발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다들 선발로 뛰고 있지만 차우찬이나 최원준 한현희 김민우 등은 중간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다. 이들 중에서 중간 계투 요원으로 쓸 수 있다.

만약 현재 뽑힌 대표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할 경우 대체 선수도 이미 순번을 정해놨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 선수를 대체할 선수들도 미리 정해놓았다"면서 "왼손 투수가 빠지게 되면 그다음 왼손 투수가 올라올 것이고 사이드암 투수라면 그 다음으로 잘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를 뽑게 된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김경문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면서 "이번에 뽑힌 선수들이 도쿄에서 좋은 성적으로 메달을 따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