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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고정관념에서 벗어난 LG 정찬헌 '수술로 몸은 안좋아졌지만 생각은 성장했다'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내 야구는 수술 전과 후로 나눠진다."

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정찬헌은 두차례나 허리 수술을 받았다. 당연히 예전의 빠른 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예전보다 더 듬직한 느낌이다. 더 쉽게 쉽게 공을 뿌리고 쉽게 상대의 강타자를 잡아내고 있다.

정찬헌은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2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팀내 토종 선발 중 첫 퀄리티스타트였고, 첫 선발승이었다. 최고 143㎞의 투심(21개)을 위주로 던지며 슬라이더(16개) 포크볼(14개), 커브(11개)를 뿌렸다. 직구는 6개에 불과했다.

6이닝을 겨우 68개로 끝냈다. 키움 타자 1명도 2루를 밟지 못했다. 즉 위기도 한번 없었다. 당시 13-0의 큰 리드 중인데다 투구수로만 보면 완투나 완봉승도 노려볼만 했지만 LG는 7회 진해수를 올렸다. 아무래도 몸관리를 해야하는 정찬헌에게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정찬헌도 경기 후 "스코어 차이가 충분히 났고, 올해는 투구수에 상관없이 6이닝을 책임지는 것을 코칭스태프와 계획했었다"라고 했다.

지난 7일 KT 위즈전에서도 5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었다. 그는 공격적인 피칭을 호투의 비결로 꼽았다.

"내 구속이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수비수들이 지루하지 않게 3,4구 이내에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생각을 달리 했다. 맞는다고 다 안타나 홈런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볼 4개로 볼넷을 주는 것보다 공 1개로 안타를 맞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자신의 달라진 피칭 스타일을 밝혔다.

이렇게 생각이 바뀐 게 허리 수술 때문이었다고. "첫번째 수술을 할 때까지도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정찬헌은 "강한 공을 던질 수 없다는 생각을 했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구속이 아닌 커맨드나 무브먼트에 집중했다"라고 했다. "힘있게 던질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수술로 몸은 안좋아졌지만 생각은 성장했다. 긍정적인 변화였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민호와 함께 5선발을 맡아 열흘에 한번 꼴로 던졌던 정찬헌은 올시즌엔 일주일에 한번으로 등판 간격을 줄이려 한다. 정찬헌은 "작년보다 회복이 2∼3일 정도 빨라진 것 같다. 재활이 어느 정도 끝나가는 단계라서 그런지 통증 같은 게 안정된 것 같다"라고 했다.

수술로 인해 야구 인생에 기로에 섰던 정찬헌은 눈을 돌려 새 세상으로 들어섰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