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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와 상반되는 조용한 행보, 부자 구단 제주는 왜?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수원FC와 상반되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조용한 겨울 행보, 왜?

제주는 지난 시즌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 충격의 강등 후 한 시즌 만에 K리그2 우승과 함께 K리그1 복귀를 알렸다. K리그2로 떨어졌지만, 아낌없는 투자를 한 구단의 선택이 적중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2021년 새 시즌. 제주의 행보를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았다. 축구단에 대한 모기업의 애정과 투자에서 어떤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 제주이기에, 블록버스터급 선수 영입 등 대개편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조용하다. 제주는 이번 비시즌 수비수 송주훈을 영입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대전 하나시티즌 수비수 이정문을 데려온 게 전부다.

함께 K리그1 승격을 이룬 수원FC와 완전히 상반된다. 수원은 "시민구단이 어떻게 이런 투자를 할 수 있느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파격적인 팀 개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장 최근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영재와 외국인 선수 무릴로 영입을 알렸다. 이 뿐 아니다. 박주호 박지수 윤영선 정동호 김호남 등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안병준과 마사 등 주축 선수들이 떠나며 지난 시즌과 비교해 베스트11이 완전히 달라진, 새 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투자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제주는 왜 K리그1 맞춤형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자신감과 배려다. 제주는 지난해 K리그2에서 싸웠지만, 주장 이창민을 필두로 주민규 안현범 정우재 김영욱 등 K리그1 팀 못지 않은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이미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기에 굳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이다.

여기에 배려도 더해졌다. K리그1 승격을 이끈 선수들이 기회도 받지 못하고 주전 경쟁에서 밀리거나 팀을 떠나게 되면, 동기부여 측면에서 힘들어질 수 있다. K리그1 무대만 바라보며 뛴 선수들이 더 큰 무대에서도 주역이 돼야한다는 게 구단의 생각이다.

물론, 송주훈처럼 새 선수 영입 시도도 없지 않았다. 대신 부족한 포지션에 선택과 집중을 했다. 제주는 비시즌 공격진과 수비형 미드필더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공격 라인은 외국인 선수들로 채우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국내 선수 중 수준급 선수로 데려오려 한다. 지난 시즌 공격 욕심을 버리고 희생한 이창민의 플레이를 살려주기 위해서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꼭 필요하다. 애매한 선수를 여럿 데려오는 것보다, 팀 전력을 바꿀 수 있는 확실한 카드를 원한 것이다.

때문에 신진호(포항 스틸러스) 한국영(강원FC) 최영준(전북 현대) 등이 제주와 연결됐다. 아쉽게 영입까지 이어진 선수는 없었지만, 제주가 이번 겨울 어떤 노선을 취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위에 언급된 이름 만큼 대어급 선수를 찾기는 힘들지만, 제주는 여전히 그 포지션 대체자를 찾고 있다.

또, 외국인 선수에 '올인'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지고 있다. 수비수 발렌티노스와는 인연을 이어가게 됐고, 두 자리가 남아있다. 이 두 자리는 공격수로 채우려 한다. 일단 최전방에서 골을 넣어줄 스트라이커와 측면 자원을 한 명씩 찾고 있다.

일류첸코(전북) 등 K리그 경력자들 중에서도 후보를 정했지만, 그들은 이미 다른 팀들과 손을 잡았다. 대신, K리그 경력은 없어도 현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준급 선수를 어떻게든 데려온다는 게 제주의 목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