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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달콤한 휴식기 보낸 KT의 행보가 기대된다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달콤한 휴식기 보낸 부산 KT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약 2주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일정을 재개한다. 2일 서울 SK와 창원 LG의 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본격적 순위 경쟁에 들어간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외국인 선수들의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았고, 선수들간 호흡도 맞지 않았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이 이번 휴식을 반겼다.

특히 KT에는 더욱 반가운 휴식이었다. KT는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9일 원주 DB전에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7연패 후 4연승의 극적 반전. 보통 연승을 하면 그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싶어 휴식기가 반갑지 않을 수 있지만, KT에는 알차게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 선수 교체. KT는 뇌진탕 증세를 호소하며 경기에 못뛰던 마커스 데릭슨을 퇴출하고 센터 클리프 알렉산더 영입을 휴식기 동안 확정지었다. 무릎을 다친 존 이그부누 대체 선수로 데려온 경력자 브랜든 브라운이 혼자 고군분투하며 팀의 4연승을 이끈 가운데, 든든한 지원군이 가세한 것이다.

뒤늦게 합류한 브라운이 책임감을 보이며 열심히 해줬고, 팀이 계속 이기며 티가 덜 났지만 사실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방전 직전 상태까지 갔다는 게 KT측의 설명. 그랬던 브라운이 쉴 수 있었던데다 새로 합류한 알렉산더가 휴식기 동안 팀 전술 등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KT에는 큰 이득이 됐다. 알렉산더의 경우 플레일 스타일이 조금 투박한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어찌됐든 브라운이 쉴 수 있는 10~15분 정도만 소화해주고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만 도움을 줘도 서동철 감독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훨씬 수월해진다.

또 하나 반가운 새 식구는 신인 가드 박지원이다. 휴식기 동안 국내 선수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는데, 1라운드 2순위 픽을 쥔 KT는 연세대 출신 박지원을 선택했다. KT는 서울 삼성이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차민석(제물포고)과 박지원을 최종 후보로 놓고, 삼성이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남은 선수를 지명하는 전략을 세웠는데 그 결과 박지원이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차민석도 좋은 유망주지만, 사실 KT에 더 필요한 건 박지원 유형의 선수였다. KT는 양홍석을 필두로 포워드진은 두터운 반면, 현재 가드 라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허 훈 혼자 가드진을 이끌고 있다시피 하다. KT 관계자는 "허 훈이 혼자 힘에 부칠 수 있는 가운데, 박지원이 허 훈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겼다. 서 감독도 프로 데뷔전을 가장 빨리 치를 신인으로 박지원을 꼽았는데, 잠재력을 지난 다른 경쟁 선수들과 비교하면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즉시 전력에 가장 가까운 선수라는 평가를 실제 받고 있다.

상성도 좋다. 허 훈이 매우 공격적이라면, 박지원은 강한 압박 수비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2010년대 초반 안양 KGC가 강팀으로 부상할 때 김태술(현 DB)-박찬희(현 전자랜드) 앞선의 파괴력이 대단했다. 정통 포인트가드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능력을 가진 김태술이었는데, 사이즈가 작고 수비가 불안하다는 단점을 수비와 속공이 좋은 장신 가드 박찬희가 메워줬다. 허 훈과 박지원의 조합도 이 두 사람이 보여줬던 그림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