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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4연패 탈출, 하지만 찝찝함 지우기 힘든 4쿼터

[잠실실내=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스포츠의 매력은 반전에 있다고 했던가. 계속 질 것만 같은 서울 삼성이 계속 이길 것 같던 인천 전자랜드를 물리쳤다.

삼성은 2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1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86대84로 승리, 가까스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반전의 기회를 잡게 됐다.

사실 경기 전 분위기는 양팀이 극명하게 갈렸다. 홈팀 삼성은 개막 4연패에 빠진 반면, 전자랜드는 4연승으로 신바람을 내고 있었다. 전자랜드가 국내-외국인 선수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것과 달리, 삼성은 승부처인 4쿼터만 되면 귀신에 홀린 듯 처참히 무너지는 경기를 반복했다.

삼성은 이날도 3쿼터까지 잘싸웠다. 전반 전자랜드와 대등한 싸움을 한 삼성은 3쿼터 상대 에이스 김낙현을 막기 위해 나온 가드 김광철의 깜짝 활약에 힘입어 13점 앞선 가운데 3쿼터를 마쳤다. 김광철은 찰거머리같은 김낙현 수비는 물론, 빠른 속공으로 경기 분위기를 바꿔놨다.

하지만 삼성의 4쿼터 악몽이 또 반복되는 듯 했다. 후반 4분18초가 지나기 전까지 단 1점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전자랜드가 야금야금 추격에 나섰다. 전자랜드가 신이 나라고, 삼성은 때맞춰 U파울과 실책까지 선물했다.

결국 양팀의 경기는 종료 2분24초를 남기고 동점이 됐다. 이후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이어졌다.

승부가 갈린 건 종료 49초전. 양팀이 82-82로 맞선 상황에서 삼성 슈터 임동섭이 천금같은 3점슛을 성공시켰다. 경기 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삼성 임동섭과 김준일이 터지면 경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그 예상이 불운하게도 맞았다. 임동섭이 결정적인 3점슛 포함 13득점, 김준일이 16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찝찝함이 남을 수밖에 없었던 연패 탈출이었다. 손쉽게 마무리할 수 있는 경기를, 모두의 애간장을 타게 하며 또 4쿼터 악몽을 반복할 뻔 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이 경기 전 적극적인 수비를 강조했는데, 적극적 수비를 하다 너무 팀파울에 일찍 걸린 나머지 계속해서 상대에게 자유투를 헌납했다. 전자랜드가 이 자유투만 다 넣었으면 삼성은 패할 게 뻔했다. 삼성이 4쿼터 2개의 자유투를 던지는 동안 전자랜드는 14개를 쐈다. 그 중 절반만 들어갔다. 전자랜드는 4일 새 3경기를 치르는 마지막 일정이었다. 선수들의 체력적 열세가 발놀림에서, 자유투에서 눈에 띄게 보였다. 앞선 경기에서 많이 뛴 에이스 김낙현(5득점)이 유독 힘들어했다. 삼성에는 행운이었다.

잠실실내=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