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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주저앉고, 타자와 신경전까지. 잘하고 싶었던 김광현의 첫 ML 포스트시즌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등판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나보다. 별다른 제스처를 취하지 않는 김광현이었지만 이날은 그의 기분을 알 수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광현은 1일(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서 선발등판해 3⅔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했다. 3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를 내보냈고 1점씩을 내줬다. 6-3으로 앞선 4회말 2사후 볼넷을 내준 뒤 교체. 5회까지 던졌다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것이었지만 세인트루이스 벤치는 불안한 피칭을 한 김광현을 일찍 내리고 불펜진을 가동했다.

김광현이 마음먹은대로 경기가 안풀린다는 것은 표정에서도 드러났다. 1회말 2사 1루서 5번 토미 팜과의 대결에서 1B1S에서 3구째 바깥쪽 높은 150㎞의 빠른 직구를 던졌을 때다. 바깥쪽 높게 들어갔고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이때 TV 화면에 잡힌 김광현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아마 자신이 원한 피칭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스트라이크로 간 것에 웃음을 보인 것으로 느껴졌다.

2회말 트렌트 그리샴과의 대결에서 1B1S에서 3구째 슬라이더가 바깥쪽 낮은 코스로 잘 들어갔다. TV화면에 보이는 가상의 스트라이크존 오른쪽 낮은 모서리에 꽂혔다. 스트라이크일 것 같았는데 볼이 선언됐다. 그 순간 김광현이 주저앉았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민감한 모습. 그만큼 잘던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4회말 상대 타자와 신경전도 펼쳤다. 1사후 주릭슨 프로파와의 승부에서 1B1S에서 김광현이 3구째를 던지려고 셋포지션을 잡자마자 프로파가 타임을 요청했다. 김광현의 빠른 투구 템포를 무너뜨리려고 한 것. 김광현은 두 팔을 들어 불만 섞인 제스처를 취하더니 아예 마운드 뒤로 걸어가 한참 시간을 보낸 뒤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더 길게 시간을 끌면서 프로파에게 맞대응한 것. 이후 90.3마일(약 145㎞)의 빠른 직구로 빗맞힌 내야 땅볼을 유도해 잡아냈다.

승리를 위해 노력을 한 김광현이었지만 아쉽게도 5회를 마치지 못해 메이저리그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챙기는 데는 실패했다. 올해 김광현에게 포스트시즌 첫 승 기회가 또 올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