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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 판정에 박수친 핀토, 주의받아 마땅한 이유

잘 던진 선발투수의 쓸데없는 행동이 그 선수의 역량을 의심하게 했다.



SK 선발투수 핀토의 얘기다. 19일 인천 KT전 선발투수 핀토가 프로야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행동으로 주심에게 주의를 받았다.

4회까지 단 1안타, 1볼넷을 내주며 호투하던 핀토가 5회 갑작스러운 난조에 빠졌다. 선두타자 박경수를 볼넷으로 내준 후 이홍구에게 우익수 앞 빗맞은 안타를 맞은 핀토의 평정심이 살짝 흔들렸다. 홍현빈과 8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지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 최창호 투수 코치가 급하게 마운드에 올라갔다. 최 코치와 이흥련 포수가 핀토를 다독이자 핀토가 웃으며 안심을 시켰다.

심우준과 배정대를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다음 타자는 황재균. 3구 연속 볼을 던진 핀토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4구는 스트라이크를 던졌지만 5구가 높은 볼이 되며 밀어내기 볼넷. 0-0의 균형이 깨지자 마운드를 벗어나 불만을 표출하는 핀토의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이흥련 포수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웃는 얼굴로 핀토의 어깨를 감싸며 진정시키려 애썼다. 하지만 다음 타자 로하스에게 또다시 3구 연속 볼. 핀토가 다시 한번 화를 냈다. 다행히 4구째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꽂혔다.

문제의 장면이 여기서 시작됐다. 주심의 스트라이크 콜을 확인한 핀토가 박수를 한 번 치더니 뒤돌아서서 계속 박수를 쳤다. 5구도 스트라이크. 핀토가 이번엔 아예 심판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김정국 주심이 곧바로 핀토가 있는 마운드로 걸어갔다. 동시에 박경완 감독대행도 그라운드로 나왔다. 김 주심은 박 대행에게 오지 말라는 손짓을 한 후 핀토에게 다가가 박수치는 동작에 대해 주의를 줬다.



핀토의 행동이 보기에 따라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자신의 공에 대한 만족의 표현일 수도 있다. 혹은 포수 볼배합에 대한 칭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장에서 본 핀토의 행동은 분명 심판을 향하고 있었다. 투수가 공개적으로 심판의 볼판정을 평가한다? 핀토의 '신박한' 리액션은 볼판정에 대한 항의보다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판정에 대한 비아냥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는 행동이었다.



핀토는 지난 13일 롯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19일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6이닝 2피안타 5볼넷 9삼진 1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감정 조절에 애를 먹는 모습은 여전히 안타깝다. 자신이 가진 기량을 KBO리그에서 꽃피우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숙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5회초 2사 만루. 황재균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핀토. 화를 참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며 소리치는 모습.

경기 내내 이흥련은 웃는 얼굴로 핀토를 다독였다. 이흥련이 핀토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모습.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을 확인한 후 박수치는 핀토. 한 번은 뒤로 돌아서며, 두 번째는 대놓고 심판을 향해 박수를 쳤다.

"박수치는 동작 하지 마세요!" 곧바로 마운드로 향한 김정국 주심이 핀토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흥분을 가라앉힌 핀토가 주심의 주의를 수긍하는 모습은 긍정적이었다.

해프닝이 있었지만 결국 핀토는 6회 무사 만루 위기를 단 1실점으로 막았다. 8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로하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핀토가 기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