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투수와 타자의 싸움은 카운트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록 유리해지고 타자는 볼이 많이 골라내면 잘 칠 수 있다.
올시즌 KBO리그에서 볼카운트별 타율을 비교했을 때 가장 타율이 낮았던 카운트는 2S였다. 타율이 1할7푼6리(1560타수 275안타)였다. 투수는 던질 공이 많아지고 타자는 그만큼 생각해야할 게 많아져 투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카운트다. 아무래도 자신의 스윙을 하기보다 맞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카운트다보니 홈런도 적다. 275개의 안타 중에서 단 12개만이 담장을 넘겼다. 1B2S는 1할9푼4리로 두번째로 낮은 타율이었다.
초구를 쳤을 때의 타율은 무려 3할4푼8리(2208타수 768안타)나 됐다.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하는 카운트다보니 스트라이크를 많이 쳐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2스트라이크 이전까지는 모두 타자들의 타율이 3할을 넘겼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하는 카운트에서 확실히 타자들이 앞섰다.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카운트는 3B1S였다. 유일하게 3할을 넘긴 4할1리(434타수 174안타)였다. 3B1S는 예전엔 잘 치지 않던 카운트였다. 볼넷의 가능성이 있기에 공을 치지 않고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3B2S가 되더라도 한번 더 타격의 기회가 있기 때문. 3B1S에서 타격을 했다가 아웃됐을 때 비난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3B1S에서 적극적인 타격을 주문하는 추세다. 투수들이 당연히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하고 확실하게 잡기 위해 직구를 던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장타율도 높았다. 무려 6할3푼6리나 됐다.
3B2S의 풀카운트에선 투수가 조금 더 유리했다. 타율은 2할2푼7리(1703타수 387안타)로 낮았지만 볼넷으로 걸어나간 경우(859개)도 많았다. 타자의 출루율이 4할8푼6리였다. 1000명 중 486명은 안타와 볼넷 등으로 살아나가고 514명은 삼진 등으로 아웃을 당했다.
2스트라이크 이전의 타율은 무려 3할4푼7리(8955타수 3107안타)였고, 2스트라이크 이후의 타율은 2할3리(9179타수 1864안타)였다.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타자는 2스트라이크 이전에 상대 투수가 던지는 스트라이크를 쳐서 안타를 만들어내야 하고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유리하게 카운트 싸움을 이끌고 가야 승산이 높아진다.
코칭스태프가 공격적인 타격을 요구하는 이유. 확률에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