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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챙긴 스승 남기일 감독에 완벽히 보답한 박원재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아직 100%를 보여주지 못했다."

남기일호가 이제 정상 궤도에 진입한 느낌이다. 지난 시즌 충격의 다이렉트 강등을 당했던 제주 유나이티드는 K리그1 성남FC에서 일했던 남 감독을 영입하고, 무게감 있는 선수들을 다수 영입하는 등 한 시즌 만에 다시 K리그1으로 올라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개막 후 힘든 시간을 잠시 보냈다. 서울 이랜드와의 개막전 무승부에 이어 전남 드래곤즈와 대전 하나시티즌에 연패를 당했다. 초호화 멤버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제주 입장에서는 자존심에 먹칠을 했다.

그러나 연고지 이전 문제로 인해 앙숙이 된 부천FC와의 부담스러운 경기를 1대0 승리로 가져가며 살아났고, 지난 31일 안산 그리너스전에서 2대1로 이기며 첫 연승을 기록했다. 승점 7점으로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중요했던 안산전 숨은 히어로가 있었다. 세 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주민규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날 제주가 만든 두 골을 모두 도운 선수가 박원재였다. 박원재는 전반 주민규의 선제 헤딩골을 정확한 크로스로 만들어줬고, 경기 막판 강윤성의 결승골 장면에서도 욕심 내지 않고 더 좋은 찬스를 잡을 수 있는 후배에게 공을 내주는 선택을 했다.

남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부응한 활약이었다. 남 감독이 아니었다면 박원재가 올시즌 제주 유니폼을 입고 뛰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해로 거슬러올라간다. 2017년 전북 현대 입단 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던 박원재는 지난해 여름 성남FC로 임대 이적했다. 풀백의 활약을 중요시 하는 남 감독은 빠르고 많이 뛰는 그를 중용했다. 갑작스럽게 팀을 옮기게 됐지만 남 감독은 박원재를 잊지 않았고, 박원재도 남 감독의 존재로 인해 고민 없이 제주행을 선택했다.

과감한 오버래핑, 정교한 크로스로 귀중한 승점 3점을 가져다준 박원재의 활약에 남 감독은 흐뭇하다. 그는 "박원재는 잠재력이 풍부하다. 동료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우리 팀에 역동성을 더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원재는 "아직 내 100%를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후 잘했다는 말을 들어도 충분하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제주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겠다. 팀에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화답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