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비치=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번엔 커브를 결정구로 써볼까 합니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나 세이브왕에 오른 SK 와이번스의 하재훈이 업그레이드를 시도한다.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조금은 투박한 투구폼도 바꾸지 않을 생각이고 빠른 직구와 커브의 투 피치도 그대로다.
하지만 두번째 구종인 커브를 확실한 무기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작년엔 커브를 보여주기 위한 공으로 던졌다면 올해는 커브도 결정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라면서 "이번 캠프에서 직구와 커브의 피칭 비중을 50대50 정도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위한 것이다.
하재훈의 장점은 메이저리거급 회전력의 직구다. 하지만 직구만 계속 던지면 타자들에게 읽혀 강점이 사라진다. 그래서 변화구로 커브를 쓰기로 했다. 지난 시즌엔 후반으로 갈수록 커브의 비중을 늘렸던 하재훈이다.
올해는 커브로 스트라이크도 잡고 스윙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쓰려고 한다. 비록 투 피치라고 해도 둘 다 잘 쓰면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재훈은 "실제 경기서 커브의 비중을 높이다 보면 직구보다 더 많이 던지는 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투수로 전향하자 마자 마무리 투수로 좋은 활약을 펼친 하재훈은 역대 KBO리그 연봉 인상률 1위에 올랐다. 27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무려 455.6%의 어마어마한 인상률을 찍었다.
올해는 더 치열한 세이브왕 경쟁이 예상된다. 손승락이 은퇴를 하긴 했지만 '끝판왕'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돌아오고, KT 위즈의 이대은이 초반부터 붙박이 마무리로 뛴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인 LG 트윈스의 고우석과 키움 히어로즈의 조상우 등 쟁쟁한 투수들이 많아 세이브왕 다툼은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재훈은 "세이브라는 게 나만 잘한다고 기록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면서 "팀이 이겨야 하는데 그렇다고 크게 이겨도 안된다. 상황이 맞아야 세이브도 올릴 수 있다"라고 했다. 결국 상황이 될 때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프지 않고 체력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하재훈은 잘 알고 있다.
지난해의 피로가 쌓여 있을 수 있어 천천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하재훈은 체력을 위해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야수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좋아했다"는 하재훈은 "투수는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면 안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난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굳이 나쁠 건 없다고 본다"라고 했다.
목표는 우승만 생각하기로 했다. "우승을 향해 가다보면 일이 생기지 않겠냐"라며 웃었다.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