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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in 방콕] 아직 21세인 오세훈, 어디까지 뻗어 나갈 수 있을까

[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아직 21세인 이 선수는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까.

9회 연속 올림픽 진출 대업을 달성한 김학범호. 이번 대회 히트 상품이 여럿이다. 측면에서 엄청난 스피드와 결정력을 보여준 이동준(부산), 토너먼트에서 신들린 왼발을 연거푸 보여준 이동경(울산),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한 원두재(울산) 등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상주)이다. 지난해 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 어린 나이에 비해 실력이 좋은 선수인건 누구나 알았지만, 2세 형들과 함께 하는 팀에서도 똑같은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대회를 통해 더 성장하고 있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중국전에서는 긴장 탓인지 부진했지만, 이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살아났고 호주와의 4강전에서는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최전방에서 팀 공격이 풀릴 수 있게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냈다.

경기 시작 후 포문을 연 중거리 슈팅도 좋았고, 전방에서 상대 수비와의 공중볼 경합을 통해 측면 공격수들에게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어줬다. 1m93의 장신인데고 볼 키핑 능력도 훌륭했다. 피지컬이 좋은 호주 선수들을 압도했다.

거의 골이나 다름 없었던 골대를 강타한 왼발 터닝 슈팅은 한국의 선제골보다 더 인상 깊었다. 에어리어 안에서 수비에 막히자 공을 오히려 뒤쪽으로 끌고 나오다 지체 없이 180도 턴을 해 왼발에 강력한 힘을 실었다.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슈팅. 이동국(전북)이 어린 시절 힘이 넘칠 때 보여주던 그 터닝 슈팅과 똑 닮았었다.

오세훈이 결승전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뛸 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미 이번 대회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직 21세의 어린 선수지만, 23세 레벨에서 대등한 정도가 아니라 상대를 압도하는 힘과 기술을 보여줬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이제 상주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겠지만, 이후 K리그를 넘어 더 큰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어리지만 마인드는 매우 성숙하다. 오세훈은 현재 이동준, 이동경, 조규성(안양)과 함께 나란히 두 골씩을 기록중이다. 공격수로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고, 득점왕도 차지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오세훈은 "공격수로서 골 욕심도 있지만, 팀에 희생하면서 보탬이 되고 싶다. 완벽한 찬스가 있다면 동료들에게 패스하겠다. 지인께서 '동료가 잘돼야 나도 잘된다'고 생각하라고 말씀해주신다. 동료들과는 함께 기뻐한다"고 강조했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