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감독이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는 참 드물다. 그것도 경기 후반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위기때나 가끔 볼 수 있다.
그런데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1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초반 집중력이 떨어지는 장면이 나오자 분위기를 잡기 위한 것.
1회초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플레이가 이상했다. 선두 배영섭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송구미스로 살려줬다. 무사 1,2루서는 3번 최 정의 땅볼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병살에 실패했다. 공을 제대로 잡았다면 충분히 2루-1루로 이어지는 병살이 됐을 텐데 공을 놓치는 바람에 가까스로 최 정만 1루에서 잡았다. 김하성의 실수 두번이 없었다면 1회가 가볍게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1사 2,3루의 위기가 됐다.
선발 요키시의 기분이 상할 수도 있고, 수비 분위기 전체가 꼬일 수도 있는 상황.
벤치가 움직였다. 장정석 감독이 통역과 함께 마운드로 올랐다. 내야수 모두가 마운드로 몰렸고, 장 감독의 지시를 들었다.
마음을 다잡은 선발 요키시는 4번 정의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껄끄러운 5번 김강민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6번 이재원을 체인지업으로 유격수앞 땅볼로 잡고 무실점으로 1회를 마쳤다.
장 감독의 이례적인 빠른 마운드 방문이 자칫 SK로 넘어갈 뻔했던 흐름을 키움이 잡고 가게 됐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