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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포커스]염경엽은 끝내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을 부르지 않았다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SK 와이번스의 관리야구는 철저하다. 필승조 불펜 투수 3명이 한꺼번에 빠지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SK는 21, 22일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2연승을 했다. 공교롭게도 이틀 연속 투수 운용이 똑같았다. 선발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가 6이닝씩을 던졌고 이후 7회 서진용, 8회 김태훈, 9회 하재훈이 1이닝씩을 틀어막아 승리를 했다.

서진용과 김태훈 하재훈이 모두 2경기 연속 등판했다. 불펜 투수의 경우 2연투를 하면 하루 휴식을 주는게 최근의 트렌드다. 특별히 투구수가 굉장히 적었다거나 투수가 괜찮다고 할 경우에 등판할 상황이 만들어질 때 3연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SK에선 드문 일이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하재훈의 경우 특별 관리를 받고 있어 이날 휴식은 당연하게 보였지만 서진용이나 김태훈은 3연투가 가능해보였다. 서진용이 이틀간 15개만 던졌고, 김태훈도 28개에 그치는 등 투구수가 적었기 때문

하지만 SK는 단호했다. SK 염경엽 감독은 23일 LG전을 앞두고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은 오늘 푹 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될 수 있으면 3연투는 시키지 않겠다는게 염 감독의 생각. 염 감독은 "(김)태훈이를 3연투를 시켜봤는데 역시 3일째는 공이 안좋았다. 그래서 웬만하면 3연투는 시키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김태훈은 4월 11∼13일 3일간 연속 던졌다. 11일 대전 한화전서 1이닝 동안 12개를 던지며 1안타 무실점을 했고, 12일 인천 KIA전서는 19개로 1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가 그리 많지 않아 김태훈은 13일 KIA전에도 4-1로 세이브상황이 되자 등판했지만 한승택에게 만루홈런을 맞는 등 ⅔이닝 동안 3안타(1홈런) 5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었다.

당장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필승조 투수들이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치르도록 하는 것이 SK의 미래를 위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염 감독이다. 3명의 필승조가 빠지더라도 남은 불펜진으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기에 할 수 있는 마운드 운영이다.

염 감독은 "특별히 누굴 마무리로 정하고 쓰지는 않을 생각"이라면서 "김택형이나 강지광 등을 낼 생각이다. 신인 백승건도 있다. 순서가 정해져있지 않고 중요한 상황에 김택형과 강지광을 쓸 생각이다. 강지광의 경우 상황에 따라 2이닝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선발 브록 다익손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한다면 더 좋았겠지만 SK의 불펜은 6회부터 나와야했다. 다익손이 5회까지 역대 29번째 선발 전원 탈삼진을 작성하며 무려 12개의 삼진을 잡으며 호투했지만 투구수가 많아 5회까지만 던질 수밖에 없었다.

6회부터 김택형이 등판. 7회초 1사까지 잡고, 이어 강지광이 올라와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강지광이 9회까지 막았다면 좋았겠지만 투구수가 여의치 않았다. 2사 2루서 1번 이천웅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투수교체가 이뤄졌다. 강지광의 투구수가 36개가 됐고, LG 왼손타자들이 나오기 때문. 염 감독의 선택은 1차지명 왼손 고졸신인 백승건이었다. 결과는 아쉬웠다. 2번 오지환에게 초구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잘 잡았지만 2구째 몸쪽공을 던졌다가 몸에 맞는 볼이 됐다. 2사 만루. 2구째 던진 공이 원바운드가 되며 옆으로 튀었고 그사이 김용의가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어 세이프가 돼 끝내기 폭투가 됐다.

염 감독은 분명히 쉬고 있는 3명의 필승조가 눈에 아른거렸을 것이다. 하지만 꾹 참았고, 남은 선수들을 믿고 맡겼다. 결과는 아쉬운 패배였지만 지금의 인내가 긴 시즌을 위한 신의 한수일 지도 모른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