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심상치 않은 부상 릴레이 대구, 시한 폭탄 스위치 켜졌나

시한 폭탄의 'ON' 스위치가 눌린 것일까.

대구FC는 23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0대1로 패배했다. 히로시마는 주전 몇 명을 빼고 한국에 왔는데, 주축 선수들이 빠졌어도 히로시마는 강했다. 대구는 히로시마의 강력한 수비벽을 뚫지 못하며 히로시마에만 2연패를 당해 16강 진출까지 험난한 산을 넘어야 하게 됐다.

패배도 아쉬웠지만, 대구 입장에서 더 큰 걱정은 부상. 대구는 후반 시작과 함께 팀 부동의 왼쪽 미드필더 황순민을 강윤구와 교체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동점골이 필요한 후반전 중반 팀의 주포 세징야까지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 모두 나란히 왼쪽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겼다. 특히, 세징야는 다리를 절뚝이며 부축을 받고 그라운드에서 나가 걱정을 샀다. 승부욕이 엄청난 세징야가 지는 상황에서 교체 사인을 순순히 받아들였다는 건, 부상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사람 모두 개막부터 팀 주전으로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중이다. 대구는 올해 K리그 뿐 아니라 창단 후 처음으로 ACL에 참가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FA컵까지 신경을 써야한다. 개막부터 빡빡한 일정이 이어졌다. 하지만 대구는 별다른 로테이션 없이 주전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조절해주지 않았다. 걱정의 시건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안드레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체력 문제는 괜찮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다 최전방 공격수 에드가가 먼저 쓰러졌다. 지난달 광저우 헝다(중국)와의 ACL 경기 도중 종아리를 다쳤고, 최근에서야 컨디션을 끌어올려 복귀했다. 하지만 히로시마전에서 볼 수 있었듯 100% 컨디션이 아니다. 손쉬운 찬스에서 허무한 슛을 날렸다. 에드가 역시 개막 후 호주를 오가는 등 엄청난 거리 이동과, 강호들과의 연속 대결로 인해 지친 상태에서 부상을 입고 말았다.

때문에 세징야, 황순민 등 풀타임 소화를 밥먹듯이 하는 선수들의 부상 위험 경보가 울렸었다. 하지만 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들에서 이들을 쉽게 뺄 수도 없었다. 그러다 결국 탈이 났다. 정확한 검진 결과는 25일 발표될 예정인데, 햄스트링은 다치면 회복이 쉽지 않은 부위라 대구 입장에서는 암울하다.

두 사람 뿐 아니다. 츠바사, 김대원, 홍정운, 김우석 등 출전 시간이 많은 선수들도 부상 위험에 노출돼있다. 이들 중 1~2명이 더 부상을 당한다면 대구 경기력 유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대구는 5월에도 K리그1 5경기, ACL 2경기, FA컵 16강전을 치러야 한다. K리그에서는 공동 선두 3팀 밑 4위로 이들을 추격하기 위해 고삐를 당겨야 하고, ACL에서는 남은 2경기 전승을 해야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다. FA컵은 단판 승부이기에 허투로 대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세징야와 황순민의 부상으로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 과연 안드레 감독은 어떤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