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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92.3% 확률 잡은 SK, 기본을 잊어서는 안된다

92.3%의 확률에 취해서는 안된다. 더 집중해야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능하다.

SK 와이번스가 큰 경기를 잡았다. SK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대2로 승리, 2승1패로 앞서나가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 1-1 상황에서 3차전을 잡은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총 13번 중 12번. 무려 92.3%의 확률이다.

SK 다운 야구로 승리했다. 제이미 로맥의 선제 스리런포 포함, 총 3방의 시원한 홈런을 쳐냈다. 로맥은 멀티홈런을 기록했고, 캡틴 이재원도 뒤꿈치 부상을 터는 홈런을 쳐냈다. 힘싸움에서 두산을 압도했다.

하지만 수비와 주루 플레이 역시 SK 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건 아쉬운 부분이다. 평소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 아쉬웠던 유격수 김성현이 1회 연속으로 호수비를 펼치며 선발 메릴 켈리를 도왔다. 3회 허경민의 안타성 타구를 다시 한 번 걷어내 '오늘 SK가 수비 때문에 이기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4-0으로 앞서던 5회초 김성현이 선두 양의지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실책으로 출루를 시켰다. 어려운 타구이긴 했지만, 앞선 세 차례 호수비 타구에 비교하면 더 어렵지 않은 타구였다. 이 실책이 빌미가 돼 2실점하며 쉽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경기가 어려운 방향으로 흘렀다. 6회에도 1사 만루 위기서 켈리가 오재일을 투수 땅볼로 유도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실점을 했다면 SK엔 큰 충격일 올 뻔 했다. 이 만루 위기도 2루수 강승호의 실책 때문에 만들어졌었다. 박건우의 타구였는데, 마지막에 불규칙 바운드가 되기는 했지만 속도를 봤을 때 먼저 대시를 하는 게 맞는 공이었다.

주루도 마찬가지. 트레이 힐만 감독은 야심차게 김동엽을 대신해 정의윤 선발 좌익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쳐 작전 성공인 듯 보였다. 하지만 2루까지 진루한 정의윤은 강승호의 우익선상 플라이 타구 때 허무하게 아웃이 되고 말았다. 강승호의 타구가 애매한 위치로 날아갔다. 상대 우익수가 잡을 수 있을까, 없을까 쉽게 판단할 수 없는 타구. 정의윤은 냅다 3루를 밟고 홈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박건우가 이 타구를 어렵게 잡아냈다. 이미 돌아오기엔 늦었다. 정의윤이 아웃 카운트를 착각했다기 보다는, 안타라고 너무 일찍 판단하고 무리한 주루 플레이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4-0으로 이기던 상황에서 1점이 더 나면 쐐기점이 될 수 있었다. 큰 경기에서는 소중한 점수. 그리고 1점이 더해지는 걸 떠나, 이런 주루사가 나오면 죽어가던 상대를 살려주는 일이 된다. 베테랑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실수였다.

3차전 승리로 SK의 우승 확률이 매우 높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두산은 언제 살아날 지 모르는 팀이다. 이런 수비-주루 실수가 이어진다면 이길 경기도 지며 상대에 분위기를 내줄 수 있다. 인천에서는 홈런의 힘으로 SK가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지만, 5차전 안에서 시리즈를 못끝내면 6, 7차전은 잠실에서 치러야 한다. 이 때는 수비와 주루 플레이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끝까지 집중해야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