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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핫포커스] 달콤살벌한 홈런 시리즈, 2018 가을을 지배한다

이렇게 홈런에 의해 시리즈가 좌지우지 된 적이 있을까.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가 한창이다.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SK가 7대2로 이기며 한발 앞서나갔다. 하지만 아직 4경기가 더 남아있다. 어떤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지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홈런 시리즈'라고 봐도 무방하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홈런을 친 팀은 이겼고, 못친 팀은 졌다. 1차전 SK가 한동민, 박정권의 투런포로 웃었다. 2차전은 SK가 침묵하는 사이 두산 최주환이 쐐기포를 날렸다. 3차전은 제이미 로맥이 선제 스리런포 포함 멀티홈런을 쳐냈고 이재원이 승리 자축포를 추가했다.

사실 이번 포스트시즌의 흥미를 배가시키는 주인공은 SK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부터 엄청난 화력을 선보였다. 1차전 박정권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 5차전 연장 10회말 김강민의 동점홈런과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 이 드라마같은 연속타자 홈런으로 가을야구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홈런 아니면 점수가 거의 안나는 탓에 답답한 경기 흐름이 나올 때도 있지만, 어떻게든 승부처에서 홈런을 만들어내며 승리를 거두니, 팬들이 느낄 수 있는 쾌감은 몇 배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플레이오프 때부터 홈런의 위력을 잘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규시즌 234홈런으로 한 시즌 최다 팀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SK. 올해는 233홈런을 신기록 달성을 하지 못한 한을 가을야구에서 풀어내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13개의 홈런을 쳤는데,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가 기록했던 플레이오프 팀 12홈런 기록을 뛰어넘었다.

1999년 삼성 라이온즈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5개의 홈런을 플레이오프에서 쳐낸 기록은 넘어서지 못했지만, 또 다른 새 역사를 썼다. 2001년 두산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거치며 총 17개의 홈런을 친 게 포스트시즌 합계 팀 최다 홈런 기록이었는데, SK는 플레이오프 5경기와 한국시리즈 3경기 만에 18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남은 한국시리즈 경기 홈런을 추가할 때마다 새 기록이다.

정규시즌 홈런 페이스를 넘어, 긴장되는 가을야구에서 더 무섭게 홈런을 몰아치는 게 무서울 정도다.

남은 시리즈도 홈런에 의해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K는 원래 그런 팀 컬러였고, 두산 타자들의 타격감도 전체적으로 올라왔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승부처 장타로 분위기가 훅훅 바뀔 전망이다.

두산도 장타력에서는 절대 밀리는 팀이 아니다. 팀 191홈런인데 넓은 잠실을 홈으로 쓰는 걸 감안하면 20~30개는 손해를 보고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더군다나 정규시즌 44개의 홈런을 친 김재환을 보유한 팀이다. 옆구리 부상으로 3차전을 못뛴 김재환이 돌아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두산 타력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홈런이 큰 영향을 미치는 시리즈에서는 김재환 부재가 더욱 아쉬워질 수 있다.

SK는 홈런 2위 로맥(43홈런)이 3차전 제대로 위력을 보여줬다. 41홈런의 한동민, 35홈런의 최 정이 아직 침묵 중인데 이 선수들까지 터지면 시리즈를 더욱 유리하게 끌고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