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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서로를 칭찬했지만...두 사령탑의 미소속 기싸움

서로를 칭찬하는 훈훈한 자리였다. 그러나 상대를 이기겠다는 마음은 물러설 수가 없었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과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은 상대를 도발하지 않는 지도자다. 예의를 갖추고 웬만하면 상대에 대한 말을 하지 않는다. 15일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두 사령탑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

장 감독은 "김기태 감독님을 좋아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과 이 자리에 앉은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이어 "선수들을 아우르고 하나로 모으는 능력은 타 팀(감독)이지만 배우고 있다. 좋은 모습 많이 보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장정석 감독에 "게임 때 보면 (넥센)벤치의 기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고, 공-수-주에서 준비를 많이 하신 분으로 느껴진다. 내공있는 감독이다. 좋은 감독님이라고 칭찬드리고 싶다"고 했다.

승부는 승부다. 당연한 얘기지만 두 감독 모두 승리를 장담했다.

장 감독은 "어렵게 온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했고, 김 감독은 "목표는 홈 팬들에게 한 경기라도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준플레이오프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첫 포스트시즌이라는 핸디캡에 대한 질문을 과감히 헤쳐나갔다. 그는 "감독으로 처음이지만 항상 뒤에서 많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팀 전체가 어려운 환경에서 어렵게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굳은 각오를 가지고 쉽게 물러나지 않으려고 준비 착실히 했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김 감독은 비록 5위지만 큰 경기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 많은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김 감독은 "작년에 우승을 했지만 올해 기대에 못미친 것은 사실이다. 반성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2년 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좋은 경기를 한 기억이 난다. 그땐 경험이 없다보니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이제 큰 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그때보다는 즐길 수 있지 않나 한다. 선수들이 자신있어 한다"고 말했다.

두 사령탑은 1차전 라인업에 대한 힌트도 공개했다. 장 감독은 "서건창이 부상 이후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다. 타격에 집중할 수 있게 수비 스트레스는 주지 않을 것"이라며 서건창을 지명타자로만 쓰겠다고 했다. 이어 "수비의 중요성이 높아 수비 위주의 라인업을 구성할 생각이다"고 했다.

김 감독도 "페넌트레이스와 다르고 1게임으로 끝날 수 있다"며 "라인업은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은데 1∼2명의 변화가 있을 지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이어 "모든 투수들이 불펜으로 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