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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인터뷰]버나디나 '도루왕한다면 큰 영광'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34)는 한국음식을 잘 못먹지만 다른 외국인 선수와는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한국선수만큼 엄청난 훈련량을 자랑하고, 징크스도 많이 따지는 편이라고.

지난해 시즌 초반 부진으로 퇴출 위기까지 갔지만 화려하게 장타력과 빠른발을 과시하며 팀을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까지 이루는데 큰 역할을 했던 버나디나는 올시즌에도 자신의 이름값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타율 3할2푼, 27홈런, 111타점, 118득점, 32도루를 기록했던 버나디나는 올시즌 타율 3할1푼6리, 19홈런, 54타점, 80득점, 27도루를 기록 중이다. 올시즌 주로 테이블세터로 나서다보니 예전보다 타점이 줄어들었지만 팀이 기대하는 만큼 충분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아무래도 적응이 많이 돼서 초반에 감을 찾는데 드는 시간을 줄일수 있었다. 원래 슬로 스타터인데 작년엔 적응하는데 오래 걸렸다"는 버나디나는 "올해는 그 적응기를 너무 길게 갖지 않았던 게 좋았다"고 했다.

특히 최근 엄청난 타격을 하고 있다. 4경기서 타율이 5할9푼1리(22타수 13안타)에 2홈런 6타점을 올렸다. 지난주 초반 3경기서 안타를 하나밖에 치지 못했는데 11일(SK전) 4안타, 12일(SK전) 5안타를 쳤고, 14일과 15일 광주 LG전에선 2안타씩을 쳤다.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 중.

버나디나는 "사실 지난주 초까지 감이 안좋았다"면서 "연습을 하면서 스스로 연구를 많이했고,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다보니 감을 찾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발사인 자신의 친구가 온 뒤로 좋은 타격을 하고 있다. 구단에서는 지난해에도 그가 왔을 때 버나디나의 타격이 올라갔다며 올해도 그가 왔을 때 기대를 했다고.

버나디나는 "오랫동안 만난 친구다 보니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야구 외적으로 같이 여가 생활도 즐기고 하다보니 기분도 좋아지고 플레이에도 좋은 영향이 있는것 아닐까"라며 친구와 성적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한국생활 2년째. 여전히 한국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있다. "위가 약해서 매운 음식을 워낙 못 먹는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 보다 더 시도를 해보고 있다"라며 웃었다. 이제 볶음밥 정도는 먹는 수준까지는 됐다.

버나디나는 올시즌 외국인 타자로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외국인 최초의 도루왕이다. 무려 4명이나 도루왕 후보로 올라있다.

15일 현재 버나디나를 비롯해 삼성의 박해민, 한화 이용규, 넥센 김혜성까지 27개의 도루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주로 1번타자로 나서고 있어 도루를 열심히 하고 있는 버나디나는 도루왕에 대해 " 만약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일 것 같다. 외국인 최초란 것은 몰랐지만 꼭 외국인 최초가 아니더라도 큰 성과임엔 틀림없다"라며 도루왕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자신의 타순에 따라 도루를 감행하는 것이 달라진다고. 버나디나는 올시즌 1번, 2번, 3번, 5번 등 팀 사정에 따라 다양한 타순에서 뛰는데 어느 곳에 가도 그에 맞는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버나디나는 "타순에 따라 플레이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라면서 "중심타선에서 출전하면 아무래도 타점을 노려야 할 일이 많고 테이블 세터로 나서도 뒤에 최형우 같이 좋은 타자가 있으면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자신의 기록만을 위해서 도루를 하는 것이 아니라 팀에 필요할 때 뛰겠다는 뜻이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