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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스타일 힐만 감독, 선수와 대화도 자유롭게!

"자주 물어오는 편이다."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20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전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더그아웃 한 편에서 통역을 대동해 누구와 심각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토론이 펼쳐진 것처럼 보였다. 코칭스패프였을까. 힐만 감독 앞에는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서있었다. 힐만 감독도 열심히 설명을 하고, 김강민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이 대화를 감독이 아닌 선수가 먼저 요청했다는 것이다. 김강민이 먼저 힐만 감독에게 자신의 타격, 전체적인 플레이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힐만 감독이 이전에 김강민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했는데, 김강민은 자신이 감독의 요구대로 플레이를 잘 펼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에 힐만 감독은 "최근에 어떻게 친다고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가느냐"고 물었고 김강민도 자신의 방법을 열심히 설명했다.

힐만 감독은 두 사람의 대화에 대해 "타격에 관련된 부분"이라고 말하며 자세한 건 말을 아꼈다. 김강민 개인의 프라이버시이기에 자세한 내용은 노출을 꺼렸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가 남들이 보는 앞에서 이렇게 자유롭게 대화를 하는 자체가 이채롭다. 한국 프로야구 문화에서는 선수가 감독에게 직접 말을 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위계 질서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보통 코치들을 거쳐 감독에게 얘기를 하거나, 정식으로 면담을 요청하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하게 면담이 진행되곤 한다.

하지만 미국 출신 힐만 감독은 틀을 깨고 있다. 힐만 감독은 "김강민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나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하는 편"이라고 말하며 "나와 정경배 타격코치 모두 선수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야구를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