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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들은 에이스, SK는 5선발 문승원 선택 왜?

SK 와이번스는 왜 5선발 문승원이?

KBO리그 후반기 문이 열린다. 17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치열한 순위 싸움에 돌입한다.

10개팀은 하루 전인 16일, 17일 경기 선발투수들을 발표했다. 고척 타일러 윌슨(LG 트윈스)-에릭 해커(넥센 히어로즈), 잠실 브룩스 레일리(롯데 자이언츠)-세스 후랭코프(두산 베어스), 인천 로건 베렛(NC 다이노스)-문승원(SK 와이번스), 광주 리살베르토 보니야(삼성 라이온즈)-양현종(KIA 타이거즈), 수원 키버스 샘슨(한화 이글스)-라이언 피어밴드(KT 위즈)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8개팀이 외국인 투수다. KIA 양현종은 외국인 투수를 넘어서는 에이스다. 많은 팀들이 후반기 스타트를 잘 끊기 위해, 그리고 화요일-일요일 가장 강한 선발을 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들이 엿보인다.

하지만 SK의 선택은 5선발 문승원이었다. 여러 사정이 겹친 결정들이다.

SK 선발투수들은 갖가지 사정 속에 처해있다. 먼저 메릴 켈리는 햄스트링 통증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다. 지난 8일 내려갔으니, 아직 1군 등록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지난주 10일, 11일 LG 트윈스전에서 나란히 던졌던 앙헬 산체스와 김광현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었다. 두 투수 모두 구위, 성적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산체스의 경우 올스타전에 등판해 힐만 감독이 무리시킬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SK의 설명. 두산 후랭코프와 한화 샘슨도 마찬가지로 올스타전에서 1이닝을 던졌지만, 정상 등판하는데 산체스는 휴식을 보장받게 됐다.

김광현의 경우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시즌으로 철저한 관리 속에 공을 던지고 있다. 1주일 2번 등판이 어렵다. 올해 모든 선발 등판은 최소 5일 휴식을 하고 나왔다. 그래서 김광현도 탈락.

9승 투수 박종훈을 생각해볼 수도 있었다. 지난 12일 LG전에 공을 던졌다. 4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한 일정이었다. 17일 맞붙는 NC를 상대로 올해 1승이 있고, 일요일 만나는 롯데 자이언츠는 예전부터 박종훈에 약한 팀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레이스가 긴데, 무리하게 박종훈을 쓰는 것보다 순리대로 돌아가자는 판단을 한 힐만 감독이다.

올스타전에 잠깐 던진 산체스를 바로 투입하지 않는 것, 그리고 박종훈 카드를 무리하게 당겨쓰지 않는 것 등에서 힐만 감독의 시즌 운영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조금이라도 무리수가 될 수 있다면,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가는 심정으로 꼼꼼하게 비교-체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시즌 4승으로 승수가 많지는 않지만 씩씩하게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는 문승원에 대한 믿음과 지지도 깔려있다. 과연 중책을 맡은 5선발 문승원이 자신을 선택해준 힐만 감독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