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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후반기 반전 어수선한 분위기부터 바꿔야

KIA 타이거즈의 전반기 마지막은 실망 그자체였다.

40승40패로 5할 승률을 맞춘 뒤 5연패하며 40승45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특히 꼴찌인 NC 다이노스에게 전반기 마지막 3연전서 모두 패한 것은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46승46패로 5할 승률로 전반기를 마친 5위 넥센 히어로즈에 2.5게임차로 벌어졌다.

최근 10년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팀이 이듬해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2010년 KIA 타이거즈(5위)와 2016년 삼성 라이온즈(9위) 2팀뿐이었다. KIA가 2009년 우승 후 2010년 5위로 내려앉았고, 이후 포스트시즌에 턱걸이로 들어가거나 탈락해왔기에 이번에도 5강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KIA로선 자존심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KIA는 지난해 우승 전력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어린 선수를 키워 꾸준한 강팀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상승무드를 타지 못했고, 주전을 대신한 선수들은 공격 혹은 수비에서 아직 주전이 되기엔 모자랐다.

이제 후반기 59경기에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도 전력이 정비되지 못한 어수선한 모습이다. 이런 어수선함을 바꾸지 않고서는 반등은 쉽지 않다.

일단 외국인 투수 팻 딘에 대한 빠른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팻 딘은 지난해 9승7패를 기록했지만 후반기와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재계약에 성공했었다. 올시즌엔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반기 성적은 참담했다. 2승5패, 평균자책점 6.22에 그쳤다. 3월 27일 삼성전서 6⅓이닝 무실점의 쾌투로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했고,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책임지면서 좋은 활약을 했으나 5월부터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4월 22일 잠실 두산전서 2승째(7이닝 1실점)를 챙긴 이후 13경기서 승리없이 5연패만 했다. 한화 이글스가 전반기를 끝낸 뒤 외국인 투수 휠러를 교체하며 팻 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와 올시즌 초반의 모습이 돌아오길 기대하며 끝까지 갈 것인지, 아니면 교체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한다. 결정이 나야 그에 맞게 선수단이 움직일 수 있다. 모두가 교체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상태라 팻 딘 스스로도 불안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피칭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주전들의 부상도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반기 내내 KIA는 주전들의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전력을 이끌지 못했다. 거의 매일 타자들이 1∼2명씩 바뀌고 그에 따라 타순도 바뀌다보니 타선의 응집력에서 떨어졌다. 전반기 팀타율 2할9푼5리로 전체 3위였지만 강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길 때와 질 때의 차이가 컸다. 이길 때는 지난해와 같은 폭발력을 보여줬지만 질 때는 무기력했다.

김주찬과 이범호 나지완이 1군에 없다. 이들을 대신해 뛰고 있는 류승현 박준태 등이 좋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상대가 느끼는 위압감은 아직 주전에 비해 모자라고 좀 더 성장해야한다. 이범호와 김주찬은 KIA 타선의 최고참으로 선수들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이들이 돌아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상황이다.

KIA가 올시즌 5강에 진입해 지난해 우승팀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전반기 내내 맞지 않았던 톱니바퀴가 지난해처럼 딱딱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