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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수원 거포 박경수의 원맨쇼 '오늘만 같아라!'

'수원 거포'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됐다. 이 좋은 타격감을 두고,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게 안타까울 것 같다.

KT 위즈 캡틴 박경수가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박경수는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 2개 포함, 3안타 6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1대4 대승을 이끌었다. KT는 박경수의 활약 속에 선두 두산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 전반기 유종의 미를 거두고 후반기 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활약이었다. 3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경수는 1회초 두산 선발 유희관으로부터 선제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유희관의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중앙 펜스 너머 깊숙한 곳으로 공을 보냈다.

2회 두 번째 타석은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팀이 2점을 보태 3-0으로 앞서나가던 2사 만루 찬스, 박경수는 다시 한 번 유희관의 체인지업을 노렸다. 밋밋한 공이 바깥쪽 높은 곳으로 몰리자 박경수는 기술적으로 이 공을 밀어쳤고,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넘어갔다. 생애 6번째 그랜드슬램. 그리고 1회에 이어 통산 3번째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3연타석 홈런이 욕심났는지 4회 큰 스윙으로 삼진을 당하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던 박경수. 팀이 10-1로 크게 리드하던 6회 2사 1루 상황서 좌완 이영하의 공을 힘있게 밀어쳤다. 3번째 홈런이 나오나 했지만, 타구는 펜스 위 철제 안전망을 때렸다. 1타점 2루타. 그렇게 6타점 경기가 완성됐다.

박경수의 종전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은 5타점. 지난 2015년 8월23일 기록이었다. 그 때도 수원에서 두산을 상대했었다. 박경수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5점에서 6점으로 경신했다.

또 이날 활약으로 시즌 홈런수는 17개, 타점은 46개로 늘었다. 홈런수에 비해 타점이 부족했는데, 6타점 경기로 균형을 조금 더 맞추게 됐다.

LG 트윈스를 떠나 FA 계약을 맺고 KT 유니폼을 입으며 야구에 눈을 뜬 박경수. 2015, 2016 시즌 연속으로 20홈런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5홈런에 그치며 장타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4년 계약 마지막 시즌 그 평가를 비웃듯 다시 한 번 20홈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20홈런이 문제가 아니라 2015 시즌 세운 한 시즌 최다 22홈런 기록을 무난하게 넘길 듯 보인다.

박경수는 경기 후 "첫 번째 홈런은 체인지업을 노렸고, 두 번째 만루홈런을 직구를 노렸는데 감이 좋아서인지 체인지업에 몸이 반응했다"고 말하며 "후반기 팀이 60승 이상을 거둬 팬들께 즐거움도 드리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후배들에게 힘을 합쳐 해보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