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팬 전지훈련 공짜 초청, 삼성 우승하면 난리 난다?

얼마의 돈이 들어도, 우승만 하면 좋다?

2018 시즌 프로야구 미디어데이가 2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렸다.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해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나와 김현수가 몇년 전 처음 한 뒤, 이제는 트렌드가 됐다"고 유희관(두산 베어스)이 말한 것처럼, 미디어데이 행사에 빠질 수 없는 게 우승 공약이다. 지난해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우승하면 걸그룹 댄스를 추겠다는 약속을 했다, 우승을 하고 진짜로 가수 선미의 '가시나' 댄스를 후배들과 췄다. 양현종은 이번 행사에 참석해 "다시는 걸그룹 댄스는 추지 않겠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각 팀들이 기발한 다시 한 번 우승 공약을 내걸었다. 양현종은 나지완의 제안에 우승하면 올해는 걸그룹이 아닌 보이그룹 댄스를 출 위기(?)에 빠졌다. 지난 2년간 고척스카이돔 번지점프를 밀었던 서건창은 이 때문에 우승을 못하는 것 같다며 따뜻한 고척돔에서 팬들과 1박2일 캠핑을 하겠다고 했다. LG는 그동안 우승 못한 24년을 일수로 계산해 8760개의 사인볼을 팬들에게 선물하고 성인팬들을 위한 일일호프, 어린이팬들을 위한 일일 야구교실을 열겠다고 했다. 특히, 야구교실을 앞두고는 LG가 계속해서 밝혀온 이병규 코치가 말을 타고 입장하는 세리머니까지 더한다고 강조했다.

압권은 삼성 라이온즈. 마이크를 잡은 강민호가 "구단 허락을 받고 나왔다"고 말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강민호는 "평소 스프링캠프에 팬 참관단이 오시는데, 우리가 우승을 하면 지원하는 모든 팬들이 전지훈련지에 오실 수 있게 비행기 티켓과 숙소 등을 모두 책임지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사회자가 "꼭 지킬 수 있는 공약을 해달라"고 한 가운데 강민호가 자신있게 나섰다. 구단 허락까지 받았다고 하니 자신만만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구단 오키나와 팬참관단의 경우 200~300만원의 비용이 든다. 100명만 지원한다 해도 최소 200만원으로 계산을 하면 2억원이다. 삼성이 우승을 하면 어느정도 인원까지 데려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리고 팬들의 참여 경쟁도 매우 치열할 수밖에 없다.

어찌됐든 삼성의 이런 공약에는 삼성 왕조 몰락 후 하위권에 처진 지난 2년을 반성하고,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담겨있을 것이다. 2015년 미디어데이에서 LG 트윈스 소속으로 나섰던 우규민(현 삼성)이 우승시 유광점퍼를 팬들에게 사겠다는 공약을 했었는데, 혼자 20억원이 넘는 돈이 든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했었다. 우규민은 당시 "우승에 대한 열망을 너무 강하게 표현했었다"며 난처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NC 다이노스도 마찬가지. 2019 시즌 새로 지어지는 야구장 개막전 티켓을 선수들이 모두 구매해 팬들에게 선물하겠다고 했다. 한 경기 매진이 되면 이 티켓값 역시 수억원이 든다. 구단 지원이 없다면 선수들에게 엄청난 금전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보다 더 큰일날 팀은 kt 위즈다. kt 고영표는 "꼴찌라 발언이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걸 앞 팀들이 다 했다. 우리는 9개팀이 말한 걸 모두 하겠다"고 외쳤다. 참관단 캠프 초청에, 티켓 지원에, 캠핑에, 댄스에, 노래에 모든 걸 다하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