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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 은 시인 헌정 캐치프레이즈 폐기 처분

kt 위즈가 2018 시즌 캐치프레이즈를 바꾼다.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성추행 불똥이 kt 구단에 튀었다.

kt는 지난 1월 22일 신년 결의식에서 새 캐치프레이즈를 공개했다. 구단은 결의식에 앞서 캐치프레이즈 공개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심어줬다. 캐치프레이즈 홍보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가 있었다. 매년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로 오르내리는 고 은 시인에게서 캐치프레이즈를 선물받았다. kt 연고지 수원에 거주하는 고 시인이 구단에 '허공이 소리찬다. 온 몸으로 가자'라는 시 구절을 헌정했다. 다른 구단들이 써 온 캐치프레이즈와는 확실히 느낌이 달렸다. kt 관계자는 "허공이 소리쳐 공을 부르면, 공은 에너지를 남기지 않고 허공으로 날아간다. 우리도 온 힘을 다해, 온 몸으로 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kt는 1차 전지훈련이 진행된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 여기저기에 이 캐치프레이즈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런데 kt는 최근 현수막들을 모두 철거했다. 고 시인이 성추행 사실 알려져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 시인은 한국작가회 상임고문직을 비롯한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는 않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수원 장안구가 지역구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수원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으며 살아온 고 시인에게 "당장 떠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kt는 캐치프레이즈가 야구팬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보고 내부 회의를 했다. 캐치프레이즈를 폐기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바로 스프링캠프 현수막을 내렸다. kt 관계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해 우리도 많이 당황했다. 프로 구단으로서 캐치프레이즈 없이 시즌을 치를 수는 없어, 새 캐치프레이즈를 준비중이다. 거창하게 새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했다.

kt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2018 시즌 캐치프레이즈는 허망하게 허공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