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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스토리] 주전 경쟁 이형종, 편하게 시즌 여가 생활 고민?

"여가 생활을 뭘로 할 지 찾아보려고요."

미국 애리조나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에는 긴장감이 넘칩니다. 주전 자리 확보를 위한 치열한 포지션 경쟁.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내색을 할 수는 없지만, 그들 사이에는 벌써부터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 포성이 오가고 있습니다. 특히 류중일 신임 감독이 "한 번 주전으로 정해지면 끝까지 기회를 준다"고 선포했기에, 긴장감이 더해집니다.

가장 뜨거운 곳은 우익수 자리입니다. FA 대어 김현수가 입단하며 자리가 하나 줄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류 감독은 수비가 좋은 안익훈을 중용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습니다. 현재 캠프에서 4명의 선수들이 우익수 한 자리를 놓고 경쟁중입니다.

이형종도 경쟁 선수 중 1명입니다. 지난해 초반, 무서운 타격 페이스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업한 새로운 성공 사례를 보여주나 했습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거짓말처럼 추락했습니다. 128경기를 뛰며 타율 2할6푼5리 9홈런 44타점 11도루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캠프에서 만난 이형종은 "개막하고는 정말 신나게 야구를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즌 중후반이 되며 느낀 게 있었습니다. '아, 내가 초반에 너무 달렸구나'. 경험이 부족했던 거죠. 야수로 풀타임 시즌이 처음이다보니 체력 안배 등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뛴 게 독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그런 부분도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이형종은 외야 전포지션을 돌며 이천웅, 채은성 등과 나누어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특히 좌타자 이천웅과 번갈아 나가는 경우가 많았죠. 상대 선발 유형에 따른 플래툰 시스템. 이게 선수의 꾸준해야 하는 감을 망가뜨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형종은 이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는 것 같아요. 만약 플래툰 시스템이 없었다면 제가 개막전에 나갈 수 있었을까요. 그 기회라도 있어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형종은 오히려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형종은 "그냥 미쳤던 것 같아요. 제가 못하고, 팀이 지면 그걸 빨리 내려놔야 하는데 미친 사람처럼 힘들어하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게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라고 말하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어 "선배들 조언도 듣고 해요. 이런 제 문제를 털어내고, 이겨내기 위해서요. 그래서 올해는 꼭 집중할 수 있는 여가 생활을 해보려 합니다. 야구 생각은 야구장에서만 치열하게 하고, 야구장에서 나오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볼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형종은 마지막으로 주전 경쟁에 대해서도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죠. 다만, 캠프에서는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무조건 열심히, 즐겁게 해야합니다. 결과가 나오면 그 때 받아들여야 하는 거죠. 저도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고교 시절 '눈물의 왕자'로 이름을 알렸고, 프로 입단 후 많은 방황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겼던 이형종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성숙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이형종은 올시즌 어떤 여가 생활을 하게 될까요.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