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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투성이 KIA 불펜, 좋아질 거라는 희망이 필요해

KIA 타이거즈의 불펜 걱정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최강'이라는 말을 달기 꺼려지게 만드는게 불펜이다.

KIA의 불펜은 또한번 큰 불을 냈다. 13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서 10-5로 앞선 7회말 선발 양현종을 구원한 불펜진이 무려 10점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3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서 7-1로 앞서다 9회말 7점을 내줘 7대8로 역전패를 했을 땐 그래도 김윤동 임창용 김세현 등 필승조가 등판할 수 없는 날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하지만 이번 SK전에선 김윤동과 임창용이 나왔음에도 대량 실점을 허용한데서 충격이 크다.

김윤동과 임창용은 전날인 12일에도 출격했다. 6-2로 앞선 7회말 선발 팻 딘에 이어 등판한 김윤동은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2사 1,3루의 위기를 만들었고, 임창용이 최 정 타석 때 등판해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임창용이 8회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9회말엔 마무리 김세현이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승리를 지켰다.

13일도 이러한 깔끔한 마무리를 기대했지만 전날과 양상이 완전히 달랐다. 김윤동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안타 3개를 맞으며 불안했다. 전날 빠른 직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으며 상대를 요리했던 임창용은 이날은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상대 강타선을 막으려다 오히려 대량 실점을 했다. 최 정과의 승부에서 전날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는데 이날은 바깥쪽 직구로 승부했다가 홈런을 맞았다.

KIA의 불펜이 항상 위기를 맞고 점수를 내줘 역전을 허용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이런 큰 역전패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분명히 팀 전체에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10점을 내고서도 역전패를 당한다는 것은 타선으로서도 해볼 도리가 없는 상황이 된다.

2위 두산 베어스와는 다시 2.5게임차가 됐다. 몇 경기 남지 않아 여전히 KIA가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5점차를 막지 못하는 불펜이라면 경기마다 불안감을 가지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우승을 하더라도 한국시리즈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20여일을 쉬고 컨디션을 충분히 올려서 나오는 한국시리즈는 긴 시즌을 통해 체력이 떨어진 지금과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심리적인 측면, 큰 점수차도 역전당했던 기억이 선수들에겐 여전히 불안감을, 상대 선수들에겐 자신감을 준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 투수가 길게 던지고 필승조만 투입하면 된다고 하지만 필승조마저 걱정인 상황이라 KIA로선 큰 산이 생긴 셈이다.

투수들의 컨디션이야 그날그날 달라지기에 KIA 불펜이 남은 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경기이거나 접전 상황일 땐 예상외의 집중력으로 잘 막아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KIA 불펜이기에 지금의 걱정은 기우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잦은 역전패는 분명 악재임에 틀림없다. KIA의 엔트리에 투수는 14명이다. 이중 선발 4명을 제외한 10명의 불펜진이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까. 갑자기 좋아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좋아질 것 같다라는 희망이라도 필요한 시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