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숙제는 전반기와 다르지 않다. 불펜이다.
KIA 타이거즈의 전반기는 눈부셨다. 위기가 있었지만 극복했고, 전반기 막판엔 엄청난 타격의 힘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위 NC 다이노스와 격차를 8게임으로 벌리며 단독 1위를 달렸다.
팀 타율 3할1푼, 놀라운 타격이 1위 질주의 일등공신이었다. 여기에 안정적으로 이닝을 버텨준 선발진의 힘도 컸다.
헥터 노에시는 17경기서 14번이나 퀄리티 스타트를 하며 14승무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왼손 에이스 양현종도 18번의 등판 중 13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13승3패, 평균자책점 3.86을 마크했다. 외국인 좌완 팻 딘은 5승5패-4.88을 찍었다.
또 임기영과 정용운이란 새로운 보물을 얻었다. 임기영은 폐렴으로 한달간 자리를 비웠지만 7승2패-1.72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선발 경쟁에서 기회를 잡은 정용운도 3승1패-3.77로 안정된 성적을 거뒀다. 이들의 활약덕에 KIA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03으로 전체 2위에 올랐다.
문제는 불펜이다.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약점으로 지목됐던 불펜은 전반기 내내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든든한 마무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임창용은 WBC 후유증 때문인지 초반부터 불안했고, 살아나는 듯 하더니 결국 2군으로 내려가 컨디션 회복에 열중했다. 1군에 돌아온 뒤에도 확실한 안정감을 찾지는 못했다. 마무리로 투입된 김윤동이 10세이브를 거두며 자존심을 지켰지만 믿음을 심어주진 못했다. KIA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6.22로 KBO리그 10개팀 중 꼴찌다.
정규리그 남은 59경기와 포스트시즌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불펜진 안정은 필수다. 타격이 이끈 성적이지만 타격이 계속 좋을 수 없다. 김윤동과 임창용을 받쳐줄 확실한 '믿을맨'이 나와야 한다.
KIA는 전반기에 57승28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역대 최다승을 거뒀던 두산 베어스(93승1무50패)를 앞지를 수도 있는 페이스다. 불펜진이 받쳐준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