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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황재균의 ML 콜업, 선수도 국내팀도 윈-윈?

황재균이 국내로 복귀했다면 거액을 손에 쥘 수 있었을까.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황재균 국내 유턴이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그를 마이너리그에 두고 빅리그에 콜업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7월 1일(현지시각) 옵트 아웃을 선언해 FA 자격을 다시 얻을 수 있었던 황재균은 최근 옵트 아웃 의사를 피력했다. 기다림에 지친 것이다. 미국 내 다른 구단 이적이 가능하지만, 마이너리그 잔류가 유력해 황재균이 국내 복귀를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따라 황재균 영입 유력 후보들이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구단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유가 있다.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를 비롯해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가 빠진 LG 트윈스, kt 위즈 등이 황재균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먼저 전제로 할 게 있다. 세 팀 모두 감독들은 황재균이 온다면 대환영이라고 했다. 워낙 조심스러운 사안이라 말은 아꼈지만 "3루수, 유격수 수비를 보며 20홈런 이상을 때려 줄 타자가 온다는 데 누가 마다하겠냐"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선수는 감독이 데려오는 게 아니다. 구단 프런트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선수를 데려오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선수가 욕심을 버리고 싼 값에 복귀를 마음먹는다면 모를까, 생애 한 번 뿐일 수 있는 FA 대박의 기회를 날리고 싶은 선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돌아온다면 대우를 받고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먼저 롯데는 대외적으로 "황재균이 국내 복귀를 선언하면 영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매우 조심스러워한다. 먼저 이대호를 잡는데 150억원을 썼다. 올 시즌이 끝나면 강민호, 손아섭이 동시에 FA 자격을 얻는다. 이 상황에서 수십억원의 돈을 쓰는 게 쉽지 않다. 현재 외국인 선수 교체를 추진중인 롯데다.

LG 역시 마찬가지. 차우찬을 데려오는데 95억원을 썼다. 시즌 중 그룹과 구단 최고위층에서 우린 할만큼 했으니 이제 유망주를 키워 쓰라는 언질이 있었다고 한다. 그룹 차원에서 거액을 투자해 경기도 이천에 최고 시설의 2군 훈련장을 지어줬다. 계속해서 비싼 선수를 영입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LG 송구홍 단장은 "마음으로는 당연히 데려오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

kt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후 FA 황재균 영입을 위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모기업으로부터 확보했다. 하지만 그 돈은 이제 없다. 그룹의 돈은 쓸 수 있을 때와 없을 때 상황이 완전히 나뉜다. kt 관계자는 "시즌 중에 그룹에서 수십억원을 가져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공기업 분위기가 남아있는 kt는 다른 구단에 비해 자금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런 와중에 샌프란시스코가 황재균을 29일자로 빅리그에 콜업했다. 코너 길라스피의 부상으로 황재균이 극적인 기회를 잡은 것이다. 황재균으로선 꿈을 이룬 것이기에 기쁜 일이고, 향후 거취를 놓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좋다. 150만달러의 연봉도 보장받는다.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콜업 소식에 롯데, LG, kt 구단 관계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황재균 영입 경쟁에서 밀리면 팬들의 엄청난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상황이 말끔하게 정리가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