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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수 한화 330만vs롯데 137만. 누가 웃을까

이제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가 없다면 큰일이 날지도 모른다. 당장 투수가 없다고 아우성을 칠 것이다. 이젠 각 팀의 에이스로 외국인 투수의 이름이 나오는게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

외국인 투수가 원-투 펀치를 맡는 팀이 많아지다보니 이들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확실한 에이스가 있어야 팀이 5강 이상으로 갈 수 있기에 점점 몸값도 높아져 간다. 예전엔 에이스급 1명은 큰 돈을 주고, 두번째 투수는 조금 낮은 금액의 선수를 데려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두번째 투수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만 봐도 외국인 투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두산은 니퍼트와 보우덴이 각각 22승과 18승을 거둬 합계 40승을 이뤄냈다. 역대 외국인 듀오 최다승 기록이다. 여기에 장원준 유희관(각각 15승)이 더해진 '판타스틱4'는 최강 타선과 결합돼 통합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반면 우승후보로 꼽혔던 한화는 190만달러에 에스밀 로저스를 잡았지만 두번째 투수를 데려오는데 애를 먹었고, 결국 일본에서 뛰었던 마에스트리를 5000만엔에 계약하며 데려왔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로저스는 팔꿈치 통증으로 초반에 나오지 못했고, 이후 결국 부상으로 퇴출됐다. 마에스트리는 초반부터 난타를 당했고 역시 퇴출. 외국인 투수 2명이 초반부터 아무런 활약을 못해주자 선발싸움에서 밀린 한화는 결국 또다시 5강 탈락이란 아픔을 맛봤다.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했던 삼성도 외국인 투수에 눈물을 흘렸다. 앨런 웹스터와 콜린 벨레스터로 짠 외국인 듀오는 둘 다 짐을 싸야했다. 벨레스터는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더니 팔꿈치 통증으로 퇴출됐고, 웹스터 역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한국을 떠나야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에 삼성의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65승1무78패라는 어이없는 성적으로 9위.

올시즌을 앞두고 각팀은 외국인 투수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한화는 에이스급 투수 2명을 영입하는데 성공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알렉시 오간도를 180만달러에 영입하더니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150만달러에 데려왔다. 둘을 데려오는데 총 330만달러를 쓴 것. 이는 40승을 이룬 니퍼트(210만달러)와 보우덴(110만달러)의 계약액수인 320만달러를 넘는 최고액이다.

지난해 2위였던 NC도 더 높은 곳을 향한 투자를 계속했다. 해커와 100만달러에 계약한 NC는 제프 맨십을 180만달러에 영입하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KIA 역시 헥터 노에시와 170만달러에 재계약했고, 90만달러를 주고 왼손투수 팻 딘을 영입했다. 왼손투수로는 LG 데이비드 허프(140만달러)에 이은 두번째 액수다. 최형우를 영입에 안치홍 김선빈의 복귀로 타선이 한층 강화된 KIA로선 양현종의 잔류과 외국인 투수 듀오로 이뤄진 3명의 에이스급 선발로 큰 꿈을 꾸고 있다.

넥센도 처음으로 100만달러가 넘는 투수를 영입했다. 션 오설리반과 110만달러에 계약한 것. 그동안 넥센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앤디 밴헤켄(90만달러)을 2선발로 내리고 오설리반을 1선발로 기용할 예정이다. 넥센이 두명의 투수에게 200만달러를 투자했다는 것은 그만큼 올시즌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뜻.

그렇다고 모든 팀이 외국인 투수 영입에 큰 돈을 들인 것은 아니다.

kt와 SK, 삼성, 롯데는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노린다. kt는 돈 로치와 85만달러, 피어밴드와는 68만달러에 재계약하며 총 153만달러를 썼다. 비시즌에 이렇다할 보강을 하지 못했던 kt로서는 육성이 중요해졌다. 삼성은 엔서니 레나도와 105만달러에 계약했지만 두번째 투수로 영입한 재크 페트릭과는 45만달러라는 올시즌 최저액 계약을 했다. 2명을 영입하는데 쓴 150만달러는 얼마전 한화와 계약한 비야누에바의 계약액수와 같다. SK는 켈리와 85만달러에 재계약한 뒤 왼손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와 60만달러에 계약했다. 145만달러를 썼다. 롯데는 올시즌 외국인 투수를 가장 적은 돈을 들이고 데려온 팀이 됐다. 브룩스 레일리와 85만달러에 재계약했고, 파커 마켈을 52만5000달러에 데려왔다. 총 투자액이 137만5000달러. 라이언 사도스키가 한국야구에 맞는 선수를 골랐다. 사도스키의 눈 덕에 롯데가 저비용 고효율의 가성비 높은 선수를 데려왔는지는 시즌을 시작하면 알 수 있을 듯하다.

돈을 많이 들였다고 해서 무조건 KBO리그에서 잘던진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 문화,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짐을 싸는게 KBO리그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국내 FA보단 차라리 좋은 실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를 뽑는게 더 나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올시즌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또 많은 얘기가 나올 KBO리그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10개구단 외국인 투수 현황 (단위 달러)

구단=외국인 선수=총 투자액

한화=알렉시 오간도(180만) 카를로스 비야누에바(150만)=330만

두산=더스틴 니퍼트(210만) 마이클 보우덴(110만)=320만

NC=제프 맨십(180만) 에릭 해커(100만)=280만

KIA=헥터 노에시(170만) 팻 딘(90만)=260만

LG=데이비드 허프(140만) 헨리 소사(90만)=230만

넥센=션 오설리반(110만)앤디 밴헤켄(90만)=200만

kt=돈 로치(85만) 라이언 피어밴드(68만)=153만

삼성=앤서니 레나도(105만) 재크 페트릭(45만)=150만

SK=메릴 켈리(85만) 스캇 다이아몬드(60만)=145만

롯데=브룩스 레일리(85만)=파커 마켈(52만5000)=137만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