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WBC 핫포커스] 구속만 나오면 끝? 큰 경기 관건은 결국 제구

"구속이 중요한 게 아니다. 결국, 큰 경기는 제구 싸움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 선동열 투수코치가 약속이나 한 듯 꺼낸 얘기다. 무슨 의미일까.

대표팀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실전을 치르며 내달 6일 개막하는 본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마운드 운용법이 확정되지 않았다. 선수들의 보직을 확실히 나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이대은(경찰)이다. 선 코치는 "이대은이 걱정이다. 본인은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100% 장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선 코치는 "이대은의 경우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제구다. 기초군사훈련으로 인해 4주 동안 훈련하지 못한 게 크다"고 밝혔다. 정상적은 훈련을 소화해 밸런스가 갖춰져야 제구도 금세 잡힐 수 있다는 뜻. 이대은은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결국, 구속이 나와도 제구가 흔들리면 선발이든, 중간이든 단기전에서 투입이 어렵다. 선 코치는 "이대은의 스타일상, 선발이 아니면 중간에는 쉽게 투입하기 힘들다"며 다시 한 번 걱정의 시선을 드러냈다. 결국, 이대은이 선발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투수 엔트리 한 자리의 의미가 사라질 모양새다.

장시환(kt 위즈)은 이번 대회 최고 비밀무기다. 불펜피칭 등에서 구위가 너무 좋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첫 실점을 했다. 첫 타자 다테오카에게 3루타를 맞은 게 실점의 원인. 다만, 공은 좋았다. 145km가 넘는 직구가 힘있게 꽂혔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결국은 제구 싸움이다. 공이 아무리 좋아도 몰리면 안된다. 제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지도자들은 중요한 경기 경험 많은 베테랑을 선호하게 된다. 심장이 뛰는 순간, 흥분감을 제어하며 제구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흥분을 하면 오히려 구속은 늘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스포츠는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면 정확도가 떨어진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젊은 투수들의 대회 성공 관건, 제구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