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2016 시즌이 마무리 됐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한데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비록 아쉽게 NC 다이노스에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지만,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기에 내년의 희망이 생겼다는 호평이 많다. 하지만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올해보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풀어내야 할 숙제가 있다.
▶오지환 대안을 찾아라
야구에서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은 없지만, 유격수 자리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수비에서 가장 어려운 포지션이다. 유격수 수비가 구멍나면 팀 수비 전체가 무너진다. 여기에 최근에는 유격수도 공격력을 갖추지 않으면 주전으로 뛸 수 없다. 올시즌 상위 팀들은, 공통적으로 좋은 유격수를 보유했다.
LG의 주전 유격수는 오지환이다. 올시즌 타율 2할8푼 20홈런 78타점을 기록했다. 수비도 시즌을 치를수록 늘어 현재는 리그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세밀한 플레이에 있어서는 약점이 있지만,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는 따라올 선수가 없다 .
LG는 내년 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오지환과 이별해야 한다. 오지환은 경찰야구단에 입대할 예정이다. 더 이상 입대를 미루면 FA 자격 취득을 앞둔 선수 인생이 꼬이게 된다. 팀도 중요하지만, 선수 개인 인생도 중요하기에 LG도 그의 입대를 더이상 미룰 수 없었다.
당장 시즌 개막 시점에 오지환이 무릎 부상을 당하자 LG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강승호, 장준원 등 젊은 선수들을 집중 조련했지만 막상 1군 무대에 서니 아직 어린 티가 많이 묻어났다. 이 때 오지환 공백 쇼크를 미리 경험했다.
그래서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대안은 여러가지다. 첫째는 위에 언급했던 강승호, 장준원 중 1명을 주전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현재 가장 현실적이고, 유력한 시나리오다. 양상문 감독은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열심히 준비시켜보겠다"고 했다. 두 번째는 FA 또는 트레이드 영입이다. 올시즌 후 옆동네 두산 베어스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FA로 나온다. 물론, 여러 사정상 영입이 쉽지 만은 않다. 세 번째는 수비가 좋은 2루수 손주인의 유격수 전환이다. 그렇게 되면 2루수 자리에 정주현 등을 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이 안에 대해 손주인의 체력 걱정을 한다.
▶1번-4번타자를 찾아라
LG팬들은 이번 포스트시즌 루이스 히메네스의 헛방망이질을 보며 답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규시즌 히메네스의 활약을 생각하면 무조건 비난만 할 수도 없다. 26홈런 102타점을 해주는 3루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양 감독과 구단도 히메네스는 안고 간다는 기본 방침이다. 그렇게 하더라도 4번타자 발굴은 꼭 필요한 작업이다. 히메네스는 장타력은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장타보다는 중장거리 타자다. 타순으로 보면 5번, 6번 정도에 배치되는게 딱 좋은 유형이다. 4번타자로서의 위압감은 조금 떨어진다. 정규시즌은 어떻게 버텨낼 수 있지만 그 한계가 이번 가을야구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4번 자리와 함께 확실한 리드오프 발굴도 과제다. 후반기 김용의가 훌륭한 역할을 했지만, 좌완 선발이 나올 때는 우타자들이 선발로 나섰다. 1번타순은 플래툰 없이 꾸준히 나갈 타자가 필요하다. 1번타자의 안정적인 출루는 득점의 확실한 공식이다. 김용의, 문선재, 이천웅, 안익훈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