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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 엔트리, 치열한 순위 싸움 속 오아시스

순위 싸움만 생각하면 프로야구 각 팀 감독 이하 선수단, 프런트는 죽을 맛이다. 특히 올시즌은 1위, 5위 싸움이 동시다발로 터지고 있다. 지켜보는 사람은 더욱 흥미롭지만 당사자들은 매경기 결승전처럼 힘들다.

이런 상황에 사막 속 오아시스가 찾아왔다. 9월 1일, 확대 엔트리 시행날이다. 각 구단들은 1일부터 총 5명의 선수를 1군 선수단에 더 불러올릴 수 있다. 현장에서는 "엔트리 1명만 추가돼도 경기 운영이 확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데 무려 5명의 선수가 추가된다면 선수단 운용에 한결 여유가 생긴다. 모든 팀이 같지는 않지만, 보통 투수 2~3명에 내야수, 외야수 각 1~2명씩을 충원하는 식이 된다.

여러 장점이 있다. 일단, 시즌 막판 주전급 선수들이 매우 지쳐있을 시기다. 물론, 꼭 이겨야 하는 경기라면 주전급 선수들을 다 투입해야 하지만 경기 중후반 활발한 교체 등을 통해 휴식 시간을 줄 수 있다. 또, 승부처 더 치밀한 야구가 가능하다. 대타, 대주자, 구원투수 등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조금 더 감독이 원하는 경기로 끌어갈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 유재신과 같은 확실한 대주자 1명이 있고, 없고는 경기 후반 승패가 갈리는데 큰 영향을 준다. 경기를 보는 맛이 더해진다.

경기의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각 팀마다 추가되는 5명 선수 수준차가 어느정도 있다. 보통 시즌 중 1~2군을 왔다갔다 하던 선수들이 주로 엔트리에 등록되는데, 이 선수층 차이에서 시즌 후반 확실한 전력차를 느낄 수 있다. 어떤 팀은 이 때 추가되는 투수가 4~5선발급 활약을 해줄 선수도 있고, 어떤 팀은 그냥 엔트리를 채우는 수준으로 끝날 수 있다. 선발진이 완벽하게 갖춰진 팀이라면 오히려 엔트리 확대가 크게 반갑지 않다. 선발이 없는 상대팀이 한 경기에 여러명의 투수를 몰아치는 인해전술로 경기 판도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팀이라면 더 많은 새 자원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이제 어떤 팀도 30경기를 남겨놓지 않게 된 시점이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경기 수. 확대 엔트리가 남은 시즌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