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면을 놓고, 두 감독의 시각이 달랐다. 확실한 건, 두 감독 모두 그 장면을 승부처로 꼽았다는 것이다.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린 21일 잠실구장. 5회말 LG의 2-0 리드. 2사 만루 찬스서 LG 이진영과 한화 유먼이 맞대결을 벌였다. 풀카운트. 유먼이 회심의 바깥쪽 직구를 꽂았다.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한 공. 우효동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볼넷. 밀어내기였다. 그리고 스트라이크라고 자체 판단해 덕아웃으로 들어간 정범모의 실책으로 1점이 더해졌다. 볼넷 판정이 났고, 인플레이 상황이기에 3루주자 정성훈이 비어있는 홈을 보고 재치있게 홈으로 파고들었다. 그렇게 한순간 점수도, 분위기도 LG쪽으로 넘어갔다.
경기 후 한화 김성근 감독은 "볼 하나로 승부가 갈렸다"라고 했다. 모든걸 함축한 코멘트. 일단, 스트라이크를 잡아줘도 충분한 공에 심판의 손이 올라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어이없는 플레이를 하며 천금같은 점수를 헌납한 정범모의 플레이를 지적한 코멘트이기도 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3루주자 정성훈의 시야를 칭찬했다. 양 감독은 "정성훈의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가 나온 장면이 승부처였다"라고 평가했다. 이긴 팀 감독은 자신의 선수가 잘한 모습이, 진 팀 감독에게는 자신의 선수가 실패한 모습이 더 크게 보였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