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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장성우 불화? '우리 정말 친해요' [김 용의 돌직구]

롯데 자이언츠는 딴 건 몰라도 포수 자원으로 치면 국내 최고 구단이다. 국가대표 포수이자 확실한 주전 강민호에 다른 팀으로 가면 바로 주전으로 뛸 만한 장성우가 뒤를 받치고 있다. 144경기 장기전에서 안방이 강한 팀이 확실히 유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 그래서 강민호와 장성우의 올시즌 활약이 중요하다. 두 사람 개인 측면으로 접근해보자. 강민호는 FA 계약 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부진을 털어 명예 회복을 해야한다. 장성우는 분명히 늘어날 출전 경기를 통해 경험도 쌓고 자신의 가치도 증명해야 한다.

문제는 두 포수 조합의 힘.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강민호 때문에 경기에 많이 뛸 수 없는 장성우가 서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 그래서 스포츠조선이 두 사람에게 이에 대해 물었다. 두 사람이 진짜 친하지 않은 사이라면 아무리 기자라도 말을 꺼내기 쉽지 않았겠지만, 두 사람은 스프링캠프 내내 룸메이트로 알콩달콩 지내고 있었기에 조금은 안심하고 과감하게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캠프 룸메이트 생활은 어떠나.

▶강민호=아침에 진짜 안일어난다. 맨날 깨워야한다. 내가 후배인 것 같다.(웃음) 사실 정말 좋아해서 룸메이트를 하자고 했다. 성우는 코를 안곤다. 나는 조용히 자는 사람이 좋다.

▶장성우=(강민호를 힐끗 쳐다보며 웃더니) 나는 선배가 같이 방을 쓰자면 써야하는 운명이다. 물론, 좋은 점은 있다. 돈이 전혀 안든다. 밥도 다 사주고 내 모든 금전 문제를 민호형이 해결해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거 말고는 딱히….

-많은 사람들은 두 사람이 안친할 거라고 생각한다.

▶강민호=(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어떻게 우리 둘이 친할 수 있느냐고 많이 말씀하신다. 서로 라이벌 관계인데 말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 우리는 라이벌이기 전에 동료다. 성우랑 룸메이트도 정말 오래했다. 나는 성우에게 항상 말한다. '우리가 라이벌인건 좋다. 근데 서로 그 사람이 못하기를 바라진 말자'라고 말이다. 성우에게 '라이벌이 있으면 네가 그 사람을 실력으로 이기는게 좋지 않겠나'라고 강조한다. 성우 시합 나갈 때 배트도 자주 챙겨주고 한다.

▶장성우=내가 롯데에 입단해 적응 못하고 할 때 정말 잘챙겨줬다. 그래서 나도 따르게 됐다. 선후배 사이라지만, 만약 나를 후배로 잘 챙겨주지 않았다면 아무리 선배라도 안친해지지 않았을까.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은데, 민호형이랑 정말 잘지내고 있다.

-강민호가 FA 계약을 롯데와 하던 순간, 솔직한 심경이 궁금하다.

▶강민호=솔직히 계약하고 부모님에게 가장 먼저 전화하지 않았다. 성우에게 제일 먼저 전화했다. 같이 가자고 했다. 내가 이 말하면 성우가 안믿는데 물론 엄청난 비중까지는 아니었다고 해도, 도장을 찍을 때 성우가 많이 걸렸다. 내가 없었다면 성우가 바로 주전 뛸 수 있는건데, 나 때문에 그런건데. 그냥 성우와 나는 운명의 동반자가 된 것 같다.

▶장성우=(장성우가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하자 강민호가 나섰다.) 그 때 성우가 일본 마무리 훈련할 때였을거다. 나한테 몇 번 전화를 하며 확인하더라. 나에게 '실수하지 마요'라고 했다.(웃음)

-서로의 강, 약점을 냉정히 평가해본다면.

▶강민호=내가 성우보다 약한게 딱 하나 있었다. 송구다. 그런데 이제는 송구도 내가 더 좋아진 것 같다.(웃음)

▶장성우=진짜 내가 민호형보다 강한게 있었다. 그런데 이제 아니다. 송구다. (일동 웃음이 터지고 강민호가 장성우를 도왔다.) 성우는 풀타임 포수가 아닌데도 볼배합이 정말 좋다. 나는 시합을 뛰며 지금의 것을 터득했다면, 성우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 같다. 내가 갖고 싶은 부분이다.

-간판 강민호의 시즌 각오는 많이 들었다. 장성우의 각오가 듣고싶다.

▶안그래도 경기수가 늘어나 나보고 시합 많이 나가겠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게 있다. 나 말고 다른 포수들도 정말 잘한다. (이번 캠프에서 윤여운, 김준태가 좋은 활약을 했다.) 나는 백업 자리를 두고 다른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일단 1군 엔트리에 들어가고 나서 내가 어떻게 하고 싶고, 하겠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나는 다른 동료들과 경쟁 중인 선수일 뿐이다.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