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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이 한-일 야구에 주는 의미[무로이 칼럼]

현재 서울특별시 고척동에 건설중인 한국 최초의 돔구장이 예정대로 올해 2월에 완공된다면 어땠을까.

지난해 4월. 일본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의 사업부 관계자가 한국의 고척돔 소식을 듣고 "서울에 돔구장이 생긴다면 그곳에서 일본대표팀이 한국과 친선경기를 하고 싶은데요"라고 필자에게 말한 적 있다.

일본은 야구의 보급과 국제화를 목적으로 2011년부터 야구대표팀을 상설화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처럼 평가전을 할 비슷한 수준의 상대가 없어 고심하고 있었다. 일본이 생각한 최적의 상대팀은 역시 한국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실력은 물론 거리적으로도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경기를 하기엔 물리적인 숙제가 많았다. 그것을 해결해주는 존재가 돔구장이었다. 돔구장이라면 기후와 흥행면에서 장점이 많다. 또 평가전이라는 주목적 외에도 일본이 한국 최초의 돔구장 개장을 축하할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일본은 친선경기 제안에 앞서 여러 생각을 했다. 한국은 일본처럼 대표팀을 상설화하고 있지 않아 대표팀을 구성하지 못하는 것도 고려했다. 그래서 꼭 대표팀 아니라도 한국 프로야구의 단독 팀이나 2∼3개 구단의 연합팀과의 경기도 구상했었다.

그렇게 한-일 평가전을 적극적으로 생각한 것에는 2015년이 주는 의미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한국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한 해가 1965년이고 바로 올해가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것. 현재 양국 사이에는 여러 갈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야구계에서만은 상관없는 일이다. 일본에서는 이대호(소프트뱅크)나 오승환(한신) 등 한국인 선수가 일본팬들의 응원속에서 활약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10명이 넘은 일본인 코치들이 활동중이다. 스프링캠프도 10개 구단 중 9구단이 일본에서 훈련을 하고 한-일 구단 간의 연습경기도 20게임 이상 편성된다. '고척돔 개장기념 한-일 평가전'은 세계의 야구를 활성화시키는 아시아의 동반자인 한국과 일본이 그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이상적인 행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척돔의 완공시기가 불투명한 상태가 돼 한-일간의 실질적인 협의도 하지 못하고 그 아이디어는 무산이 됐다. 결국 일본 대표팀은 3월 초에 도쿄돔에서 유럽선발팀과 친선경기를 계획 중이다. 유럽선발팀이라면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인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 등의 출전이 예상되지만 한-일 평가전과 비교하면 흥미는 물론 경기의 의미도 떨어진다.

고척돔 개장을 통한 한-일 교류가 실현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하지만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되는 올해 11월에는 처음으로 국제야구대회 '프리미어12'가 개최된다. 또 7월에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의 야구 정식종목 채택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한-일간의 야구 대결을 국제대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2015년이 한-일 야구계에 있어서 한층 미래지향적인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