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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2G 연속 미친 활약 스나이더, 재계약 신호탄?

안과의 힘뿐일까. 내년에도 LG 트윈스에서 뛰고 싶은 열망이 더해져 무시무시한 파워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LG의 '미운오리'가 될 뻔 했던 스나이더가 '식스센스'급 반전 활약으로 LG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스나이더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이 1-0으로 앞서던 4회초 상대 선발 에릭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때렸다. 1차전에서 3안타를 치더니 2차전에는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NC가 7회 2점을 추격한 점을 감안하면 스나이더의 홈런포는 결승포에 가까운 영양가 만점의 한방이었다.

1차전 활약으로 조명된 것이 스나이더의 렌즈 착용. 정규시즌 37경기 출전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으로 형편 없었다. 부상 탓도 있었지만 주전 라인업에서 빠지는 경우가 허다했고, 대타로 나와서도 선풍기 스윙만 신나게 보여줬다. 그랬던 스나이더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정확한 타격으로 3안타를 만들어냈다. 코칭스태프가 근시와 난시를 동시에 교정하는 렌즈 착용을 권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선수 본인도 렌즈 효과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단순히 렌즈 효과로 스나이더가 이런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물론 영향은 있겠지만 진짜 원동력은 다른 데 있다. 스나이더는 한국나이로 32세. 올해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시즌 초반 기회를 얻었지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방출됐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펄펄 날았지만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제대로 뛰지 못했다. 적지 않은 나이. 야구 인생의 결단을 내려야 할 때. 한국을 택했다. 야구만 잘하면 돈도 많이 주고 편한 생활 환경도 보장해준다. 그런데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스나이더의 최고 시나리오는 LG와 내년 시즌 재계약을 해 안정적으로 야구를 하는 것인데 정규시즌 성적으로는 무리였다.

결국, 포스트시즌 무대가 마지막 기회가 됐다. 운도 따랐다. 만약, 상대가 NC 다이노스가 아닌 두산 베어스였다면 어땠을까. 주전 기회는 커녕, 엔트리 합류 여부도 걱정해야 했을 것이다. 양상문 감독은 좁은 마산구장에서의 1, 2차전 히든카드로 스나이더를 낙점했다. 그리고 정말 어렵게 잡은 기회를 스나이더는 놓치지 않았다. 내년 시즌도 LG와 함께 하고싶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었다.

아직은 부족하다. LG 타선을 더 끌어줘야 한다. 그렇다면 구단 관계자들, 그리고 팬들 머릿속에서 정규시즌 부진의 기억은 사라질 수 있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