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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 칼럼]와다 감독의 변화가 만들어낸 한신의 일본시리즈 진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가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정규시즌 1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4연승을 거두고 재팬시리즈에 진출했다.

한신이 이렇게까지 압도적인 힘으로 요미우리를 꺾을 것이라고 예상한 일본 팬은 거의 없었다. 특히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52)의 정규시즌 때와 다른 과감한 작전에 놀라는 이들이 꽤 있었다. 와다 감독의 변화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야구 기자 생활 30년째이며 특히 한신을 오랫동안 담당해 온 스포츠닛폰 오사카 본사 소속의 우치다 마사야 편집위원(51)에게 답을 구했다.

우치다 위원은 와다 감독에 대해 "9월에는 아주 신중하면서도 때론 급한 선택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실패가 두려워 번트 작전을 피했다가 성공 확률이 낮은 볼카운트 1B2S에서 치고 달리기 작전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고 했다.

와다 감독은 올해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였다. 정규시즌에서 3위 이하가 되면 퇴임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와다 감독을 괴롭히고 있었다. 하지만 한신은 3위까지 떨어졌다가 극적으로 2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한신 구단은 지난 10일 와다 감독과 재계약을 결정했다. 우치다 위원은 재계약이 결정된 이후 와다 감독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우치다 위원은 "와다 감독이 표정 관리를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재계약 결정 후에 아주 밝은 표정을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작전에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나왔습니다"라며 파이널스테이지 1차전을 예로 들었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2번 우에모토 히로키(28)가 초구에 번트 자세를 취했다가 타격을 하는 페이크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을 했고, 1루수 땅볼로 1루 주자가 2루에 안착해 보내기 번트와 같은 결과가 됐다. 한국 야구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우치다 위원은 와다 감독이 번트 외의 작전을 펼쳤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우치다 위원은 "올시즌 와다 감독은 1회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보내기 번트 이외의 작전을 한 게 3번 밖에 없었습니다"라며 "하지만 CS에서 와다 감독은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고 그것을 민감하게 느낀 선수들도 과감한 자세로 변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와다 감독의 변화는 오승환(32)의 기용법에서도 나타났다. 우치다 위원은 "정규 시즌 때는 오승환을 관리하면서 썼는데 CS에서는 연투를 시키고 3이닝을 던지게도 했습니다. 매우 공격적인 기용법이었습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재팬시리즈에서 한신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우치다 위원은 와다 감독의 재팬시리즈 진출 이후의 발언에 대해 우려 섞인 지적을 했다. "와다 감독은 CS 때와 달리 다시 보수적이 됐습니다. '센트럴리그의 대표로서 창피한 경기를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는데요. 와다 감독은 잃을 게 없기 때문에 CS 때와 똑같은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승환도 세이브 상황이 아닌 9회 동점 상황이라도 '9회는 너 밖에 없다'는 식으로 자신있게 던질 수 있게 내보내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요미우리와의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 8-2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한 오승환이 2개의 홈런을 허용했을 때 와다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 그때 와다 감독의 표정은 올시즌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여유로운 얼굴이었다. 한신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선 그런 와다 감독의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