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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PS 우천취소 나비효과. 과거엔 어땠나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어느 팀이 더 유리한가에 대한 말이 많다. NC는 1차전 대패의 충격을 하루의 휴식으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2차전부터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고 LG는 10월 4위 싸움으로 매경기를 포스트시즌처럼 치른 터라 하루의 휴식이 선수들의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비가 어느 팀에 더 유리한지는 2차전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포스트시즌을 보면 비가 대부분 시리즈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했었기에 이번 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는 없을 듯.

두산 베어스가 비와 인연이 많았다. 2000년과 2001년엔 비가 도움이 됐지만 2009년엔 비가 원수로 돌변했다. 2000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은 2차전까지 1승1패였으나 3차전서 패하며 위기에 몰렸다. 10월 24일 4차전이 비로 취소되며 두산은 심기일전, 다음날 열린 4차전부터 내리 3경기를 이기며 4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01년엔 비가 정말 두산엔 행운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에 3승1패로 승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1차전서 4대7로 패했다.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 삼성이 1차전 승리로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두산은 2차전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다음날 2차전이 비로 취소가 되면서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하루의 휴식으로 1차전 패배의 아픔을 날린 두산은 2차전을 9대5로 승리하며 기세를 잡았고 결국 4승2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9년엔 두산이 비 때문에 울었다.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산은 2연승 뒤 2연패를 했다. 마지막 5차전에서 두산은 초반 승기를 잡는듯했다. 2회초 김현수가 솔로포를 터뜨리며 1-0으로 앞서기 시작한 것. 선발인 금민철의 1회말 피칭도 매우 좋아 분위기가 두산으로 흘렀다. 하지만 곧 비가 세차게 내리며 경기가 중단됐고 1시간 20분이나 기다렸지만 결국은 우천 노게임. 하루 뒤 다시 열린 5차전서 SK는 두산 마운드를 맹폭해 14대4의 대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011년에도 SK는 비의 덕을 봤다. 준PO를 거쳐 PO에 진출한 SK는 롯데와 2승2패 동률을 이뤘다. 10월 22일 열릴 예정이던 5차전을 앞두고 사실상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롯데는 4차전을 승리하며 기세를 높이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기대했다. 하지만 비로 취소되면서 SK 선수들이 꿀맛같은 휴식을 맛봤고 다음날 치러진 5차전서 8대4의 승리를 거뒀다.

최근의 우천 취소 경기들을 보면 대부분 상승세를 탔던 팀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안좋은 상황에 처했던 팀들은 비로 하루 휴식하면서 비가 돕는다고 정신적인 안정감을 찾는 반면 기세를 올리던 팀은 우천 취소가 심리적으로 오히려 위축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오늘 하면 이길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커지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는 것.

이번엔 NC와 LG 중 어느팀에 유리했던 비로 기록될까. 2차전 결과가 기다려진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