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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삼성에겐 니퍼트라는 벽이 있다

"이겨도 뉴스고 져도 뉴스고…."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이 28일 취재진이 두산 베어스 선발 니퍼트와의 승부에 대해 묻자 한 얘기다. 삼성은 유독 니퍼트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올시즌 5번 만나 니퍼트에게 4승을 헌납했다. 니퍼트의 삼성전 평균자책점이 3.11로 시즌 평균자책점 4.05보다 좋다. 올해만 그런게 아니다. 지난해 3월30일 대구에서의 개막전부터 니퍼트는 삼성에 7연승을 달렸다. 2년간 삼성 선수들이 니퍼트에게 패전을 안긴적이 없다. 2011년부터 삼성전 성적이 17경기서 12승1패다. 삼성이 통합우승을 하는 내내 니퍼트는 그런 최강 삼성을 잡는 최고의 킬러였다. 올시즌 두산이 상대전적에서 7승6패로 앞서고 있는 것도 니퍼트의 맹활약 덕분이다.

류 감독은 경기전 특정 선수에게 계속 당하는 것에 대해 "약오르지"라며 니퍼트에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특정 선수나 팀에 약한 천적이라는 게 분명 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니퍼트인 것 같다"면서 "다른 팀은 무슨 볼을 노려 치는지 배우고 싶다"라는 농담으로 니퍼트 공략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천적 상황은 바뀌게 돼 있는 것. 류 감독은 "넥센 밴헤켄은 작년까지 2년 동안 우리에게 1승도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우리에게 잘던졌다"고 했다. 실제로 밴헤켄은 2012∼2013년에는 7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5패에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3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고 있다. 류 감독은 밴헤켄의 예를 통해 삼성도 니퍼트에 반대로 천적이 될 수 있음을 말한 것.

그러나 아직은 니퍼트의 우세가 계속되고 있다.

니퍼트는 28일 삼성전서 6이닝 동안 8안타를 내줬지만 단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류중일 감독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결정적인 득점 찬스도 있었다. 3회초 1사 2,3루, 5회초 무사 2,3루의 좋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 못하며 니퍼트에 끌려다녔다. 6회초 2사 2루서 7번 박해민의 우전안타 때 이승엽이 홈을 밟은 것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결국 경기도 두산이 6대5로 승리하며 니퍼트가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11승째. 이중 5승이 삼성전서 챙긴 승수다. 니퍼트의 삼성전 연승은 8로 늘어났고 삼성전 통산 승리도 13승이 됐다. 두산의 삼성전 상대전적도 8승6패가 됐다. 또 니퍼트는 이날 승리로 통산 49승을 기록해 맷 랜들(두산)이 기록한 외국인 선수 단일팁 소속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니퍼트는 경기후 "경기전 감기몸살 기운이 있어 컨디션 안좋아 많이 못던져 아쉽다"면서 "외국인 투수 단일팀 소속 최다승이라는데 영광스런 기록이긴 하지만 내 기록보다 팀 성적이 중요하다. 오늘 팀이 이겨 만족한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후 '삼성이 드디어 니퍼트를 쓰러뜨렸다'라는 기사가 뜨길 기대했겠지만 결과는 그와는 반대였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