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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의 힘 보여준 투-타 에이스 조한욱-석호준

충암고가 경북고를 꺾고 청룡기 8강에 진출했다. 프로야구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명품 투수전으로 양교가 혈투를 벌였다. 그리고 연장 끝내기 홈런이라는 드라마같은 장면이 연출되며 이번 대회 최고로 숨막히던 승부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충암고는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6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스포츠조선·조선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북고와의 16강전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석호준과 11이닝 1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한 투수 조한욱의 활약을 앞세워 3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양팀의 선발 싸움이 팽팽했다. 충암고는 조한욱이 홀로 11이닝을 책임졌다. 경북고 타선을 맞아 안타 단 4개 만을 내주는 완벽한 투구를 했다. 탈삼진이 무려 14개. 당연히 실점은 없었다.

그렇다고 경북고가 밀린 것은 아니었다. 경북고 선발 최충연은 완투를 하지는 못했지만 충암고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9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했다. 최충연에 이어 등장한 박세진도 잘던졌다. 마지막 홈런을 맞기 전까지 말이다. 7회부터 10회까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투수전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박세진이 고군분투한 조한욱을 넘어서지 못했다. 충암고 타선이 집중력을 앞세워 동료의 11이닝 완봉승을 도왔다. 잘 던지던 박세진은 11회말 강인호와 김해현을 연속 출루시키며 흔들렸다. 다행히 4번 유재우를 스리번트 아웃으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긴장이 풀린 탓일까. 5번타자 석호준에게 일격을 당했다. 석호준은 박세진을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공을 치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석호준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고, 3루쪽 덕아웃에 있던 충암고 선수들은 마치 우승을 차지한 듯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기쁨을 나눴다.

롯데 자이언츠 조성우 스카우트 팀장은 조한욱에 대해 "청소년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뽑힌 좋은 투수"라며 "이번에 프로팀 1차 지명을 받지는 못했지만, 2차 드래프트 상위 순번에서 뽑힐 가능성이 큰 투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북고전에서 평소보다 훨씬 좋은 공을 뿌렸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석호준에 대해 "2학년이지만 충암고에서 제일 잘치는 타자"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 인천고와 상원고의 16강 경기에서는 인천고가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1회초 3점을 내주며 초반 어렵게 경기를 풀어간 인천고는 2-3까지 따라간 7회말 공격에서 2연속 대타 작전을 성공시키며 4-3으로 역전을 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한편, 이날 마지막 경기로 열렸던 북일고와 신일고의 경기는 북일고가 2-1로 앞서던 5회초 1사 3루 공격 상황서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다. 비가 멈추지 않아 서스펜디드 게임이 됐다. 양팀의 경기는 24일 오전 11시부터 속개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