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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기태 감독이 바랐던 반전이 없었던 이유

"이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의 사퇴가 공식 발표된 다음날인 24일 삼성전이 열린 대구구장. 김기태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고 "멍하다"고 한 조계현 감독대행과 "선수책임이 크다"고 한 주장 이진영도 이기는게 최선이라고 했다. 그러나 승리는 결코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이 그토록 바랐던 분위기 반전은 없었다.

김 감독이 감독직을 놓으면서 생각한 것은 충격 요법이었다. 겨우 4승의 꼴찌. 예전처럼 패배가 익숙해지기 전에 다시 팀을 지난해의 활발한 모습으로 만들어야 했다. 20일 대전 한화전서 빈볼 시비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며 전의를 불태웠지만 패배. 22일엔 선수들이 모두 머리를 삭발하고 나섰지만 삼성에 또 졌다. 선수들을 하나로 모을 가장 충격적인 것을 감독의 사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감독의 사퇴를 알고 난 24일 LG 선수들은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회말 선취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회초에 오지환과 박용택의 솔로포로 역전을 했고 3-3 동점에선 6회초 조쉬벨이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7회말 5-7로 역전당했지만 8회초 다시 3점을 얻어 8-7로 다시 역전. 그러나 신은 끝내 LG의 승리를 외면했다. 8회말 1사에서 마무리 봉중근을 올리는 초강수를 뒀지만 9회말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0회말 최형우의 끝내기 안타를 맞고 8대9로 역전패했다.

작은 주루와 수비 미스가 결국 LG에 5연패의 쓰라린 아픔을 남겼다.

6-7로 쫓아간 8회초 1사 만루서 오지환의 중월 안타로 2점을 얻어 역전했을 때다. 가운데 펜스 앞까지 날아간 타구를 삼성 중견수 이영욱이 잡는 듯했지만 잡지 못했고 그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그런데 남은 주자가 2,3루가 아닌 1,2루에 있었다. 1루주자 이병규(7번)가 타구가 잡힌 줄 알았는지 제대로 뛰지 못한 것. 다음타자 이진영이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는데 만약 2,3루에 있었다면 1점을 추가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그것이 결국 부담으로 돌아왔다.

8-7로 앞선 9회말엔 수비 실수가 나왔다. 1사 1,3루의 위기서 1루주자 이영욱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투수 봉중근이 이를 보고 1루로 던져 이영욱은 협살에 걸렸다. 유격수 오지환이 이영욱을 쫓아갈 때 3루 대주자 박해민이 홈으로 뛰었고 3루를 주시했던 오지환은 이를 보고 홈으로 던졌다. 허나 오지환이 던질 때 이미 멈췄던 박해민은 공이 홈으로 가는 동안 3루로 돌아갔고, 2루에 수비수가 없는 것을 본 이영욱이 2루까지 뛰어 세이프. 오지환이 바로 홈으로 던지지 않고 3루주자를 향해 뛰었다면 3루주자를 협살시킬 수 있었으나 빨리 아웃시키겠다는 조급함이 주자를 모두 살려주는 실수가 됐고, 결국 역전패의 아픔으로 돌아왔다.

이기겠다는 커다란 의지만 가지고는 승리가 오지 않았다. 냉정한 판단과 기본기가 필요했던 LG였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