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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떠난 LG '후임 감독 논의 시기상조' 왜?

"후임 감독 논의는 시기상조다."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의 자진 사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감독의 전격 사퇴로 프로 야구단이 시즌을 치르는 일을 그만둘 수는 없는 법. 상황이 어떻든, 정상적으로 주어진 경기 스케줄을 소화해야할 의무가 있다. 일단, LG는 수석코치인 조계현 코치에게 감독대행 역할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궁금한건 그 다음이다. 언제까지 팀 수장 인사를 확정짓지 못한 채 팀 운영을 할 수 없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오는 얘기가 있다. 바로 후임 감독 자리는 누가 맡게 되는지이다. 설령, 이번 시즌 새 감독을 데려오지 않는다고 해도 '조 수석코치에게 시즌을 끝까지 맡기겠다'라는 등의 의사 표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LG 구단의 입장은 어떻게 될까. 일단 LG는 매우 조심스럽다. LG 백순길 단장은 "주변에서 새 감독 말씀을 자꾸 하신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상황"이라며 "아직 하루밖에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지금 시기에 후임 감독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시간 때문 만은 아니다. LG는 사퇴 표명을 한 김 감독과의 접촉을 더 이어갈 예정이다. 사퇴로 포장이 되고 경질이 된 대개의 경우와는 달리, 김 감독의 경우 모두가 만류하는 상황임에도 스스로 물러났다. 외압은 전혀 없었다. 때문에 구단은 김 감독의 사퇴 표명이 아쉬운 입장이다. 조심스럽게 복귀에 대한 설득을 할 계획이다. 이와중에 후임 감독 건에 대한 논의를 하는 자체가 난센스다.

물론, 김 감독의 스타일상 자신의 뜻을 굽힐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복귀는 구단의 간절한 바람이자 희망사항이다. 이제 시즌 초반이기에 김 감독이 완전히 물러난다는 가정 하에 그 후 상황을 대비해야 는 것도 구단의 일이다. 백 단장은 "2주 정도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때가 되어서야 후임 감독에 대한 논의를 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시즌 도중 새 감독이 올지는 미지수다. 이미 현재의 코칭스태프가 중심이 돼 시즌 전력을 완성시켰다. 지금 상황에서 이 코칭스태프보다 LG를 잘 아는 인물은 없다. 때문에, 감독대행 역할을 맡은 조계현 코치가 시즌 막판까지 지휘봉을 잡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게 현장의 분위기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