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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구 던진 송창현, 2사 만루서 왜 바뀌지 않았을까

힘 빠진 송창현을 마운드에 둔 선택,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시즌 첫 맞대결이 열린 18일 대전구장. LG는 꼴찌에서 탈출해야 했고, 한화는 LG의 추격을 뿌리쳐야 했다. 서로에게 꼭 승리가 필요한 상황. 치열한 접전이 경기 전부터 예고됐다.

예상대로 경기는 팽팽하게 흘렀다. LG가 4회초 2점을 선취했지만, 한화가 4회와 5회 각각 1점씩을 내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특히, 한화 정근우는 5회 솔로포를 터뜨렸는데 한화 이적 후 첫 홈런이었다.

양팀의 승부가 갈린 건 6회초. 한화 선발 송창현이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투구수가 늘아난 6회 안그래도 구위와 제구에 문제를 드러내며 흔들리던 송창현이었다. 2사 만루 위기서 상대하게 된 타자는 우타자 문선재. LG 김기태 감독이 좌완 송창현을 대비해 야심차게 준비한 카드였다.

문제는 송창현의 투구수였다. 3회 32개, 4회 21개를 던지며 투구수가 많이 늘어났고 문선재를 상대하기 전까지 총 112개의 공을 던졌다. 여기에 우타자 문선재이기 때문에 한화 김응용 감독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었다.

김 감독의 선택은 송창현이었다. 송창현이 이닝을 마무리하게 기회를 주고 싶었던 이유였을 수도 있고, 믿을 만한 불펜 요원이 없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송창현이 이날 경기 보여준 투구 내용이라면 좌-우 타자 관계 없이 문선재는 막을 수 있다는 믿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문선재 본인이 경기 후 얘기하기도 했는데, 첫 두 타석에서 스윙 자체가 좋지 못했다.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김 감독이 이를 꿰뚫어보고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송창현은 초구로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128km의 체인지업이 날아들어왔다. 그런데 높았다. 그리고 떨어지는 각도 밋밋했다. 힘이 떨어지자 구위, 제구에서 모두 문제를 노출했다. 문선재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초구지만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러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팽팽하던 승부의 추가 단번에 LG쪽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한화 덕아웃은 적시타를 허용하고 송창현이 조쉬 벨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투수를 송창식으로 바꿨다. 하지만 송창식이 만루 위기서 정의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쐐기점이 됐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